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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영향력 약화 될 듯

파벌 회장직 사퇴…내년 총리 출마 불투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라이벌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전 자민당 간사장이 자신의 파벌 회장 직책을 내려놓았다. 유권자 지지율 1위를 달렸는데도 당내 선거에서 패해 파벌 내에서도 신임을 받지 못한 게 사퇴 이유로 보인다.

22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자신의 이름을 딴 ‘이시바파’ 모임인 스이게쓰카이(水月會) 회장직에 사의를 표했고 회원들은 이를 수용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모임이 끝난 후 “총재 선거에서 많은 분의 기대에 응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원 한 명 한 명이 다음 선거에서 의석을 유지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지금까지보다 그 이상으로 하고 싶다”며 파벌에는 잔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가모시타 이치로(鴨下一郞) 파벌 사무총장을 사실상 후계자로 지목했고, 그가 후임 회장에 취임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의 퇴진에는 이시바파가 ‘비주류’ 색채를 희석시키고,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분석했다. 지난 9월 파벌 내의 만류 속에서도 총재 선거에 출마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현 총리에게 참패하면서 위신이 떨어진 데다 소속 의원들의 이탈 조짐까지 보이면서 파벌 내 쇄신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이 파벌 회장에서 물러나며 그의 정치적인 영향력 약화 및 향후 총재 대권 가능성도 적어졌다. NHK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9월 총재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이제 스가 정권이 막 시작됐고 다음 주부터 국회 회기가 시작되는데 내년 출마를 이야기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관되게 태평양 전쟁 및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을 주장해와 총리가 되면 한·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후보로 꼽혀왔다. 그러나 2008년부터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총재 선거에 출마했지만 모두 패했다. 유권자 지지율은 1위를 달리면서도 선거에 참여하는 현역 의원들의 ‘표심’을 얻지 못해온 게 패인으로 꼽힌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