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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엄격관리” 장담했지만
출하량 무관하게 소량만 검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보통 수만 개에 달하는 같은 제조번호를 가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 대해 출하 승인을 내릴 때 채취하는 검체 수는 100여 건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전날 달걀의 독성 성분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이의경 식약처장은 관리 수준에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전체 백신의 독성 수준에 문제가 없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셈이다.(문화일보 10월 22일 자 6면 참조)
이날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동일 제조번호를 갖는 독감 백신의 검체 채취량은 같은 제조번호를 가진 제품의 출하량과 무관하게 107∼115건으로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의 경우 수만 건이 같은 제조번호를 달고 출하되는데, 이 수량과 관계없이 100여 건의 샘플만 무작위로 채취돼 독성 검사 등이 진행되는 것이다. 검사 업무의 한계가 있는 탓이지만, 전체 제품의 안전성을 장담하기는 무리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달걀 독성 관련 문제를 제기한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같은 제조번호를 갖는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독성물질이 특정 제품에 몰려서 제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개별 접종 백신 제품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주사된 특정 제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는 독성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사전에 일축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이 처장은 백신 품질관리에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22일 국회에서 진행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처장은 “무균과 독소를 확인하는 엔도톡신 검사를 무작위 방식으로 진행해 이중삼중으로 무균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기준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것이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유엔에 납품하는 일부 백신의 품질관리 검정을 우리나라에 맡길 정도로 그 수준이 높다”고 덧붙였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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