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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5652억 손실 떠안아
원전 7기 총액은 1조4455억
“일자리 100만개 감소” 분석도

27개월간 7000억 원을 들여 새것처럼 고쳐놨던 월성 1호기가 조기 폐쇄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이 떠안게 된 손실액은 565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수원은 ‘탈(脫) 원전 손실 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한 정부 방침에 따라 감사원 감사 발표 뒤 손실액 청구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천문학적 규모의 세금으로 기껏 정비해 놓고도 가동중단으로 발생한 피해를 또다시 세금으로 메워야 할 실정이다. 지역 내에선 조기 폐쇄 탓에 일자리 100만 개, 세수 440억 원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국민의힘) 의원이 한수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조기 폐쇄됐거나 건설이 백지화된 원전 7기의 손실액(잔존가치 기준)을 1조4455억 원으로 자체 산정했다. 이 가운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손실액은 5652억 원에 달한다. 정부는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7000억 원을 투입해 월성 1호기 설비를 개선했다. 수명이 10년 연장돼 오는 2022년 11월까지 계속 운전이 가능해졌던 배경이다. 하지만 기존 계획보다 이른 2018년 6월 조기 폐쇄가 결정되면서 수천억 원의 세금이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됐다.

더군다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7월 탈원전 정책에 따른 손실 비용을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보전해주기로 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피해 보전이 또다시 국민 몫의 부담으로 지워지게 됐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국민이 낸 전기료의 3.7% 수준에서 책정되는 일종의 준조세 성격을 띤 부담금이다. 실제로, 한수원은 월성 1호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 발표 등 절차가 마무리되면 손실 비용을 정부에 청구할 방침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보전 대상과 비용이 확정되면 법률 검토 등을 거쳐 비용 보전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이 잠정적으로 산정한 청구 예상액은 월성 1호기 등을 포함해 총 6600억 원 수준에 달한다.

지역 경제에 미친 악영향도 컸다. 조기 폐쇄를 앞둔 당시 국회와 경주시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1월까지 지원사업비, 지역자원시설세 등 세수 440억 원이 감소하고 매년 18만 명씩 100만 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