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서 검증문제 정리 못해
美국방은 ‘조건 충족’에 무게
향후 검증과정 일정도 불투명

서욱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2단계 과정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작권의 조기 전환을 강조한 한국 측과 ‘조건 충족’을 강조한 미국 측이 그동안 팽팽히 맞서 왔으나 이번 회담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국 측은 그동안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미국으로부터 최첨단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와 공중급유기 등을 도입하고 중고도무인정찰기 등을 자체 개발하는 등 정보자산을 확충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이 1조3000억 원을 들여 구매한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를 운용할 요원을 구하지 못해 2년 넘게 정상적인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군이 정보자산과 확충한 군 전력을 활용한 종합 작전 운용 면에서 미군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 장관과 에스퍼 장관은 이날 SCM 종료 후 공동성명에서 “FOC 검증을 포함한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의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 일정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FOC 검증은 전작권 전환에 따라 한국군 사령관이 지휘하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2단계 과정이다. 양측은 지난해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마무리했고, 올해 중으로 FOC 검증을 종료하고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까지 완료해 문 대통령 임기 중 전작권 전환에 합의할 예정이었다. FOC 검증에 대해 한·미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인 검증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 크다.

군의 한 전직 고위관계자는 “지난 2018년 한·미 간 합의에 따르면 2020년까지 FOC를 마치는 것인데 이 계획이 틀어졌다”며 “향후 FMC 검증 일정 또한 자연스럽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