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위한 미니보험 봇물
계약 기간이 겨우 6개월 ~ 1년
보험료 몇백 원 ~ 몇천 원 불과
홈피·앱 통해 가입도 간편하게
한 번 가입한 해외여행 상품
수시로 원터치 가입·해지 가능
편의점서 드는 펫보험도 눈길
보험이 가벼워지고 있다. 저금리·저출산·저성장 3중고를 겪고 있는 보험업계가 MZ세대(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해 ‘남다른’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되며 온라인을 통한 보험 가입도 더욱 쉽고 간편해졌다. 보험설계사를 만나 어려운 약관 설명을 듣고 오랜 기간 적지 않은 보험료를 내는 보험이 부담스럽다면 새로운 흐름을 주목해 보는 건 어떨까.
이미지 크게보기 삼성생명(위쪽부터), 캐롯손해보험, 신한생명 등 보험회사들이 앞다퉈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미니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각 사 제공
미니보험은 보장 담보가 적고 계약 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짧은 대신 보험료도 몇 백 원에서 몇 천 원 수준으로 저렴한 게 특징이다. 지금은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미니 암보험을 내놓을 만큼 보편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보험 가입 후 3년간 암 진단을 받으면 500만 원을 보장하는 이 상품의 보험료는 40세 남자 기준 3년납 월 1430원이다. 한 번에 내도 5만 원이 안 된다.
애플리케이션에서 터치 한 번으로 스위치를 켜고 끄며 원할 때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스위치 보험은 뱅크샐러드가 지난해 해외여행 보험으로 첫선을 보였다. 이후 스위치 보험 형식은 펫보험 등 다양한 상품에 두루 적용되고 있다. 소비자 스스로 원하는 담보만 골라 상품을 설계하는 DIY(Do It Yourself) 상품은 특정 보험사를 꼽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보험사가 출시했는데, 가입 문턱과 보험료를 낮춘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최근 보험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상품은 자동차 주행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내는 국내 첫 ‘퍼 마일(Per-Mile) 자동차보험’이다.
캐롯손해보험이 내놓은 이 상품은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5000㎞ 이하인 운전자의 경우 기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보다 8∼30% 낮은 보험료로 비슷한 수준의 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적어 이익이 나면 90% 이상을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미래에셋생명의 국내 최초 사후정산형 P2P(Peer to Peer) 보험은 새롭다 못해 낯설다. 이 상품은 가입자들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만 이용해 보험금 지급 총액이 줄면 보장은 그대로 받으면서 만기에 받는 환급금은 커지는 구조다.
◇쉽게 더 쉽게=보험 가입을 위해 보험설계사를 만날 필요가 없어졌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보험업계는 언택트 가입 비중을 높이기 위해 홈페이지와 앱 등 온라인 채널을 직관적으로 구성해 보다 간편하고 쉬운 가입을 꾀하고 있다. 그 결과 11∼12% 선이던 손해보험사의 비대면 보험 가입 비중은 코로나19를 거치며 14%대로 높아졌다.
보험사들은 핀테크(정보기술(IT)+금융)와의 협업으로 접근성도 높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토스와 뱅크샐러드 등과 손잡고 이들 금융 플랫폼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 곧바로 가입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물었다.
한화생명의 ‘라이프플러스 버킷리스트 저축보험’은 카카오페이를 통해 본인인증이 가능하다. 이 상품은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판매 비용을 줄여 수수료를 절감,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가입 한 달 후부터는 원금을 보장받는 게 특징이다.
모바일 커피 쿠폰을 선물하듯 SNS로 보험을 선물할 수 있는 상품도 나왔다. 이 상품은 소비자가 신한생명 홈페이지에서 보험료를 결제하면, 선물받는 사람에게 메시지 연결 주소(URL)가 전송되고 그 사람이 인적 사항 등을 입력하면 가입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펫보험은 편의점에서도 들 수 있다.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펫보험은 CU에서, 현대해상 반려동물 보험은 GS25에서 가입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산책을 나온 잠재 고객의 발길을 잡는 판매처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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