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뮤니티서 ‘월북자’로 규정

“관심끌기 그만하라” 유족 비난
냉정대응 주문 당원 글엔 조롱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 씨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과 친문(친문재인) 성향 커뮤니티에 피해자인 이 씨를 월북자로 규정하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총격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선 한반도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8일 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한 커뮤니티에 “월북해서 죽었는데 왜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50명이 넘는 추천을 받았다. 이 글 작성자는 “본인이 월북하겠다고 했으면 그때부터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해당 글에는 “고의든 실수든 월북을 했으니 할 말이 없는 것” “총 들고 지키고 있는 국경을 넘는 자체가 자기 책임이다. 넘어간 이상 북한이 알아서 처리한다” “언제부터 월북한 사람을 저렇게 걱정해주나”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씨는 월북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는 이 씨 친형 등 유족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죽은 공무원 형, 어그로(관심 끌기) 그만 끌어라. 동생이 죽은 것은 안타깝지만 월북하면 우리 군은 무조건 사살이다”는 글도 있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한반도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게시글도 보였다. 해당 글 작성자는 “종전선언을 하고 국경은 남북 평화유지 인력이 공동으로 관리한다면 더 이상 총을 겨누지 않아도 된다. 이보다 더 좋은 대책이 있을까”라고 적었고 20여 명이 추천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남북 대화의 물꼬가 터졌다”고 주장하는 당원도 있었다.

해당 당원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니 우리는 고위급 장성 회담을 열어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썼다. “친서가 오가고 관계가 좋아지는 게 문제가 아니다. 끝까지 원인을 파악하고 시신이라도 찾아야 한다”며 냉정한 대응을 주문하는 당원의 글에는 “우리 국민 아님” “군대 안 다녀왔지?” 등 조롱하는 댓글이 달렸다.

김수현·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