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요란한데 80m떨어져 대화?
기진맥진했는데 도주하려 했다?
즉결총살 빼곤 믿지 못할 궤변뿐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 씨 피살 사건과 관련, 남북이 공통으로 인정한 것은 야만적인 ‘민간인 즉결 총살’ 한 가지 사실이고, 시체 소각·상부지시 등 대부분 주장이 엇갈려 진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북한이 ‘군사적 기본거리 개념’조차 무시한 궤변과 뻔한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는데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반박조차 제대로 못 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와 관련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위원은 “북한의 시체 소각 주장이 맞는다면 ‘공동조사’에 앞서 시체 인양 목적의 ‘남북 공동수색’ 요구를 해야 한다”며 “시신을 찾게 되면 월북 여부를 밝히기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안부대 연대장 경험에 비춰 북한 통일전선부가 통지문에서 이 씨 신분 확인을 위해 80m 거리에서 기진맥진한 이 씨와 대화했다는 주장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로, 그 정도 거리면 파도 소음으로 전혀 소리가 안 들린다”고 반박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통지문을 보면, 북한은 불법 침입자가 심문에 불응해 도주하려고 해 사살은 정당하며, 자신들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지만 민간인이 사망하게 돼 미안하다는 취지로 ‘사과 전문’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서로 주장이 상치되는 시신 소각 여부, 상부 총살 지시 등의 진실을 가리기 위해 국회 정식 절차를 거쳐 우리 군이 입수한 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SI)의 공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군 안팎에서는 방독면과 방호복을 입은 북한군이 피살당한 이 씨 몸에 ‘연유(석유의 북한식 용어)를 부었다’는 첩보와 함께 북한 해군이 상부지시를 기다리며 사살 여부를 두고 고민한 정황 등 SI 정보 확보를 근거로 군이 자신 있게 시신 소각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민간인 사살 결정을 군 하부제대에서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 주석궁까지 보고하고 최종 결심을 해야 가능하다”며 “한국군은 권한 위임이 다방면으로 돼 있지만 북한군은 권한 위임이 돼 있지 않아, 대위급 정장 권한으로 총살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정충신 선임기자·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