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황제 병역’ 의혹에 대해 국방부가 감싸기 차원을 넘어 은폐하려 한 듯한 정황까지 내부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지난 21일에 갓 취임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추 장관에게 “오늘 많이 불편하시죠?”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다 들통났다. 이 말 한마디로 국방부 직원들이 장관 생각을 다 읽었을 것이다. 장관부터 이 지경이니 ‘추방부’‘서방부’ 조롱이 이상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국방부까지 비호하는 와중에 추 장관은 국회에서 “소설 쓰고 있네” “어이가 없다”는 막말에 이어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조차 하지 않는 황당한 행태까지 보였다.

국방부의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관련’ 문건에 따르면,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과 관련해 ‘최초 희망자 중 선발하려 했지만, 다수의 청탁 전화로 추첨 방식으로 변경됐다’고 적시했다. 당시 주한미군 지원단장은 추 장관 측 청탁 등에 대해 증언했다. 이런데도 국방부는 ‘제보자(지원단장)가 전역한 상태에서 충분한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등의 대응을 내놨다. 이 정도면 허위 해명이다. 가상 문답에서도 ‘휴가 일수는 적정 수준으로 특혜는 없었다’ ‘검찰 수사로 상세한 답변은 제한된다’는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특혜 의혹을 부인하고, 부득이한 부분에는 진상 공개가 아니라 은폐하는 식으로 대응하라는 지침인 셈이다. 추 장관 보좌관으로부터 휴가 연장 청탁을 받았던 지원반장이 참고인으로 검찰 출두할 때 부사관을 동행시켜 ‘입막음용’ 의혹도 자초했다.

추 장관 행태도 점입가경이다. 23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세 차례나 “법무부 장관님”이라 부르며 질문했지만 대꾸하지 않았다. 김 의원이 “이게 정상이냐”고 따지자 여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조차 “의원님이 질문을 하면 성실하게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의를 줬다. 또, 자료 제출 요구에 추 장관이 “확인하겠다”고 답변하자 윤 위원장은 “확인은 당연한 것이고, 제출하겠다고 답변해야 한다”라고 했다. 추 장관의 안하무인 행태는 김 의원 개인이 아니라 국회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