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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사법당국 합동수사

美·英·캐나다 등 9개월 작전
마약 500㎏·총기 64개 압수
계정뒤 숨은 개인까지 겨눠
“가려진 사이버 공간 끝났다”

“다크웹(Dark Web)의 황금시대는 끝났다.”

전 세계 다크웹 시장을 통해 수만 건의 불법 거래에 가담했던 마약상 179명이 각국 사법 기관들의 합동 작전으로 한꺼번에 붙잡혔다. 최근 몇 년간 마약 범죄가 온라인 시장으로 옮겨가며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사법 당국의 칼끝이 시장뿐 아니라 다크웹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개인에게까지 겨눠지고 있는 것이다.

유로폴(유럽형사경찰기구)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네덜란드 경찰의 지원을 받아 독일연방경찰청이 주도한 전 세계 사법 기관 간 공동 프로젝트 ‘디스럽터(DisrupTor)’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로저스트(유럽사법기구)와 미국·영국·캐나다·호주·스웨덴·오스트리아·키프로스 등 각국의 사법 당국이 용의자 확인을 위한 추가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9개월간 이 작전을 통해 미국(121명)·독일(42명)·네덜란드(8명)·영국(4명)·오스트리아(3명)·스웨덴(1명)에서 총 179명이 체포됐고, 펜타닐·옥시코돈·하이드로코돈·필로폰·헤로인·코카인·엑스터시(MDMA) 등 마약류 500㎏과 총기 64개, 650만 달러(약 76억 원) 이상의 현금 및 암호화폐가 압수됐다. 유로폴 산하 유럽사이버범죄센터(EC3) 책임자인 에드바르디 샤이럴리스는 “가려진 사이버 공간은 더 이상 없으며 익명 활동도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 공조를 통해 더욱 효과적이게 된다”고 말했다. 연방수사국(FBI)·이민세관단속국(ICE)·마약단속국(DEA)·관세국경보호청(CBP) 등과 함께 수사에 광범위하게 협조한 미 법무부는 “오피오이드 밀매상들을 잡기 위한 최대 규모의 작전”이라면서 “미국에서는 다크웹에서 유통된 오피오이드로 2018년 주당 1000명 이상의 약물 과다 복용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5400여 명의 판매상이 참여하고 110만 명 이상이 이용했던 세계 2위 규모 다크웹 사이트 ‘월스트리트마켓(wall street market)’을 지난해 5월 적발한 데 이어 이뤄진 것이다. 다크웹 전문가인 케이시 클라크는 BBC방송에 “3년 전 세계 3대 다크웹에 속해 있던 알파베이와 한사마켓이 폐쇄된 이후 사법 당국에 의한 후속 기소가 뒤따르면서 조직화된 사이버 범죄에 타격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로폴은 성명에서 “다크웹 계정 뒤에 숨은 개인들을 적발하기 위한 여러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 자체를 폐쇄하는 것뿐 아니라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범죄자들까지 검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알렸다.


■ 용어설명

다크웹(Dark Web) : 일반적인 검색 엔진 등을 통해서는 접근할 수 없는 비밀 인터넷 공간으로, 검색 엔진이 찾아내지 못하는 모든 웹페이지를 뜻하는 ‘딥웹(Deepweb)’에 포함되면서도 이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보통 ‘토르(The Onion Router·TOR)’와 같은 특수한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도록 고안된다. 익명성이 보장되며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 등이 어려워 각종 사이버 범죄에 악용돼 왔으며, 한국에서는 손정우(24)가 운영한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로 잘 알려져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