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난맥·법인카드 부정 사용
문제 없다는 듯 자화자찬 일관
최숙현 늑장대응에도 S등급 줘

대한체육회는 이기흥 회장의 인사 난맥·법인카드 부정 사용 문제 등이 불거졌음에도 2018년 경영실적보고서에서 “반부패·청렴 문화가 제고됐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했다.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사망 사건에서 ‘늑장대응’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를 받는 클린스포츠센터는 S등급으로 평가해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3월 작성된 전년도(2018년) 경영실적보고서에서 ‘추진 성과’라며 “2018년 11월 6일에서 2019년 1월 18일까지 진행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조사 결과, 지적사항이 0건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채용 절차 및 제도 개선을 통한 투명한 채용환경 조성으로, 채용 공정성을 제고했다”고 자랑했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이 회장의 ‘인사 난맥’ 파문이 있었음에도 동떨어진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국감에서 이 회장이 자신의 대한체육회장 당선에 공을 세운 측근을 지나치게 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6개 고위직 인사가 전면 교체된 바 있다. 대한체육회는 같은 해 법인카드 부적정 사용과 간부들의 러시아 ‘곰 사냥’ 의혹, 선수촌 음주 의혹이 일었음에도 “반부패 청렴 환경이 향상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또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당시 ‘늑장대응’으로 도마 위에 오른 클린스포츠센터에는 2018년 S 등급, 2019년 A 등급을 부여해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지 의원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문제를 꺼내 들었지만, 명백한 문체부의 관리 부실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논란 이후) 관련 교육과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여성 전문위원을 선임하는 등, 선수촌 사각지대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특히 선수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