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회사 아마존·트위치 빠져
업계 “사실상 같은 회사인데…”
구글 등 편법 속출 가능성 커져
국내기업 역차별 논란도 여전

구글·네이버·넷플릭스·카카오·페이스북 등 5개 콘텐츠제공자(CP)가 지난 8일 입법 예고된 ‘넷플릭스 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가운데, 5개사와 마찬가지로 트래픽 1%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아마존과 트위치, 지에스네오텍 등 3개사는 법 적용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트위치는 아마존 자회사임에도 불구, 서로 다른 법인이라는 이유로 법 적용에서 아마존과 트위치가 모두 제외됐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구글을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등 CP사들이 법인 쪼개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련 업계에 따르면 CP사에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적용 대상은 3개월 기준 일 평균 이용자가 100만 명 이상이고, 국내 총 트래픽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부가통신사업자다. 정부에 따르면 전체 트래픽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은 총 8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아마존, 트위치, 지에스네오텍은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지 않아 법 적용 대상에서 우선 제외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정보기술(IT) 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아마존과 트위치는 사실상 같은 회사인데,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분리해서 보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인이 분리되지 않은 구글은 구글 서비스와 유튜브 등,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서비스와 인스타그램 등의 트래픽이 함께 잡혔다. 과기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논의가 있었지만, 서로 다른 법인은 다르게 판단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IT 업계는 각 CP들이 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법인을 쪼개는 ‘편법’이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설명대로라면 각 사업부별로 법인을 전부 나눠버리면 그만”이라며 “입법 예고가 되자마자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은 정부가 법안을 꼼꼼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넷플릭스 법은 국내 기업 역차별 등의 측면에서도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CP사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겠다는 취지로 법안이 마련됐지만, 정작 기존에 망 사용료를 내고 있던 네이버와 카카오도 법 적용 대상으로 명시되면서 글로벌 기업보다 국내 업계가 되레 과중한 부담을 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