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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민하(34)·한혜민(여·34) 부부

지난해 10월 결혼했습니다. 저(혜민)와 남편은 대학 1학년 때 친구의 친구로 처음 만났습니다. ‘그저 그런 지인’ 사이로 지내다 남편의 입대를 계기로 친해지게 됐어요.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거든요.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이였는데 왜 그렇게 많은 편지를 교환했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게 인연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남편은 전역 후 군대에 있을 때 편지를 많이 써줘서 고맙다며 밥을 사준다고 했고, 그 후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가끔 만나는 사이가 됐습니다.

저는 경남 양산시에 있는 직장에 자리를 얻었고, 남편은 고향인 대구에 계속 있었는데요. 휴일에는 대구에 와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둘이서 술을 마시면 남편이 항상 집까지 데려다줬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집으로 가는 그 길이 참 좋아졌습니다. 결국, 제가 먼저 고백해서 사귀게 됐고요.

그 뒤로 저희는 10년을 연인으로 지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부랴부랴 결혼식을 준비하기 시작해 3개월 만에 부부가 됐어요. 결혼식을 서둘렀던 이유는… 저희에게 아기가 찾아온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는 순간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말도 안 나왔죠. 하지만 둘 다 나이가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고 당연히 결혼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때에 맞춰 결혼하는 거지!’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나이도 있고 연애도 오래 했고 올 게 왔구나!’ 했지요.

양가 부모님께 찾아가서 결혼을 허락받는 시간 대신 바로 상견례를 했습니다. 결혼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나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결혼 박람회를 먼저 찾아갔고 박람회 방문 당일에 바로 예식장을 돌아보고 속전속결로 계약까지 완료했습니다. 지금은 아기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희 부부의 삶을 응원해주세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