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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복잡했다” 수습 나섰지만
韓·대만·泰 등 반발 더 거세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공개를 미뤘던 할리우드 영화 ‘뮬란’이 극장 개봉을 앞두고 ‘보이콧’이라는 또 다른 암초에 부딪혔다.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만들며 중국 유명 배우 류이페이(劉亦菲·사진)를 캐스팅한 ‘뮬란’의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이는 홍콩 민주화운동이 확산되며 홍콩 경찰이 무력 진압을 시도하던 지난해 8월 류이페이가 자신의 SNS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것이 발단이 됐다.

홍콩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조슈아 웡은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디즈니가 (중국) 베이징(北京)에 굽실거리고, 류이페이는 공공연히 홍콩 경찰의 만행을 지지한다. 인권을 믿는 모든 이에게 ‘뮬란 보이콧’을 촉구한다”며 관람 반대 운동에 불을 댕겼다. 이에 홍콩을 비롯해 대만과 태국의 네티즌들이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보이콧 뮬란’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동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이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앞에서 ‘뮬란’의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멀티플렉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에 ‘뮬란’ 상영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잇단 비판에 류이페이는 지난 2월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명백하게 매우 복잡한 상황이고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며 홍콩 민주화운동을 비판하던 입장을 수습하려 했지만 성난 여론은 ‘뮬란’의 개봉 시기와 맞물리며 다시 거세졌다.

한편 ‘뮬란’은 이 영화의 제작사인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를 통해 이미 유료로 공개됐다. 하지만 아직 디즈니+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중국어권에는 11일, 한국에서는 17일 각각 개봉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