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뉴딜 성공하려면?

“정부투자 확대로 발생되는 구축효과도 면밀 검토해야”

3일 열린 ‘문화미래리포트(MER) 2020’에서 기후·환경 분야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이 성공하려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정권 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책의 성과를 평가할 때는 긍정적인 점만 볼 것이 아니라 정부 투자 확대로 인해 발생하는 구축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후 위기와 그린뉴딜 성장론을 주제로 이뤄진 토론 후에는 많은 질의가 쏟아졌다. ‘현 정권이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잘 만들어진 정부 정책도 정책 실행과 성과 등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며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도 차기 정부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실행 계획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강 교수는 “경제성장률이나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 에너지 믹스 목표, 신재생 에너지 사용률 등 기존에 정부가 세워놓은 목표와 그린뉴딜 정책이 잘 통합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형 뉴딜 정책 성과를 평가할 때 구축효과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는 “한국 정부가 앞으로 190만 명의 새로운 고용을 5년 내에 창출한다고 했는데,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면 반대로 사라지는 일자리가 있고 기존 투자가 신규 투자로 전환되기도 한다”며 “성과 평가 측면에서 구축효과도 꼭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이 양립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프랭크 라이스베르만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총장은 “산업 발전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패러다임 아래에서는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뤄낸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폐수·폐기물 처리 등을 통해 돈을 버는, 즉 환경 정화(淨化) 과정을 사업화하는 사례 등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토머스 헬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시스템 변화 등에 따른 재정적 비용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저탄소 사회가 생산적이면 생산적일수록 비용을 상회하는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