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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노멀’ 일상화된 지구촌

대형 창고·주차장 등 필요해져
오프라인 대량 구매때도 유리
日은 카드번호 소진 우려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세계인의 일상에도 ‘뉴노멀(New-Normal·새로운 시대 표준)’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 중 하나는 ‘언택트(Untact·비대면)’ 형태로 빠르게 옮아가고 있는 투자·쇼핑 트렌드일 것이다. 온라인 거래가 폭증하면서 영국에선 대량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대형 슈퍼마켓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카드 발급이 늘고 있는 일본에선 신용카드 번호의 고갈을 걱정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투자자들이 영국 내 대형 슈퍼마켓의 값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대량의 온라인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선 여분의 공간이 많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대형 슈퍼마켓의 수익성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칸타르는 전체 식료품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7%에서 이후 13%로 2배가량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쇼핑의 트렌드가 ‘한 번에 적게, 자주 하는 것’에서 ‘대량으로,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으로 변화한 것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데 충분한 공간과 주차장을 가진 전통적 슈퍼마켓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 한 투자자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쇼핑의 온라인화가 중앙집권적 거점을 없앨 것이라 예상했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소매상들은 모든 제품군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통로와 24시간 트럭이 움직일 수 있는 큰 상점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10만제곱피트의 매장부지 중 2만5000제곱피트가 온라인상에서 주문된 제품을 창고에서 옮겨오는 공간으로 쓰이는 식이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업체 콜리어스 그룹에 따르면 대형 마켓 관련 거래는 올해 들어 10억 파운드(약 1조5872억 원) 이상 이뤄졌다.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도 과거엔 빌려 썼던 부지를 아예 사들이기 시작해 영국·아일랜드 내 매장의 절반을 직접 소유하게 됐다. 전 세계 기업들이 잇따라 감원을 예고한 와중에 테스코는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 1만6000명 규모의 정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역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고 있는 일본에선 신용카드 번호가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카드 발급 증가에 따라 일본 내 280개 카드사는 발급 국가와 브랜드, 기타 정보를 나타내는 앞 6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10자리의 조합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카드 번호의 자릿수를 늘리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선 위조 방지 등을 검증하는 사전 시험에 수십억 엔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미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약 3억 장 분량의 카드를 모두 갱신할 것인지, 새로운 유형의 카드를 추가로 배포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지난해 기준 일본에선 전체 가구의 84%가 소액 거래에서 현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무(無)현금 결제 비율이 20% 내외로 한국(96%)이나 중국(66%)에 크게 못 미치는 등 일본 내 현금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무현금 지급 비율을 2025년까지 40%, 궁극적으로는 80%까지 높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앞으로 일본 내 전자 거래는 늘어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