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강제노역 손해배상하라”
지난 7월 다른 포로들은 승소

6·25 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됐다가 탈북한 국군포로들이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강제 노역에 대한 손해 배상을 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 다른 국군포로가 승소한 데 이은 두 번째 소송이다.

국군포로 송환을 추진하는 물망초와 국군포로송환위원회는 이날 오전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포로가 돼 탄광 등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한 국군포로 5명에게 행해진 불법 행위에 대한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물망초 등에 따르면 국군포로 5명은 50년 안팎으로 북한의 탄광 등에서 노예처럼 생활했다고 증언했다.

국군 창설 멤버인 이모(98) 씨는 정전협정일 11일 전인 1953년 7월 16일에 포로가 돼 아오지 탄광 지역인 함경북도 경원군에서 51년간 탄광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1999년 탈북한 김모 씨도 1950년 국군포로가 된 후 8번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혀 40여 년간 감옥살이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5명은 민법상 불법행위, 정전 협정상 포로 송환 의무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과 북한에 총 6억 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국군포로 노사홍 씨와 한재복 씨가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당시 김 위원장 등이 노 씨와 한 씨에게 각각 2100만 원씩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현재 탈북해 귀환한 국군포로 80명 중 생존자는 22명에 달해 추가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송대리인을 맡은 김현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나머지 15명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도 곧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