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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군사력보고서’구체적 언급

동북아 ‘힘의 균형’ 무너질 우려
핵전력제한논의 동참 압박포석

中, 항모 2척 투입 해상 훈련

미 국방부가 1일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200기 초반이며, 향후 10년간 최소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는 가공할 만한 군사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의 핵탄두 보유 규모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는 중국의 핵전력 제한 논의에 대한 동참을 압박하는 한편, 미국의 핵전력 현대화 과제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동북아 다자구도 추진을 명분 삼아 문재인 정부를 한층 더 압박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2일 열리는 보하이(渤海)만 훈련에 1·2호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산둥(山東)함을 투입하는 등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연례적으로 의회에 제출하는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현재 200기 초반 수준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중국의 핵전력 확장과 현대화에 따라 앞으로 10년 동안 최소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공중발사 탄도미사일 개발과 지상·해상 기반 핵전력 증진으로 3대 핵전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가 중국이 핵무기를 두 배로 늘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경고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 관련 숫자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또 보고서는 “중국이 이미 전력 현대화의 영역에서 미국과 동등해졌거나 심지어 능가하는 상황”이라며 군함건조와 지상 기반 재래식 탄도·순항미사일, 통합방공망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350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군력”이라며 “반면 미 해군의 경우 올해 초까지 293척 정도를 보유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00기 △사거리 500∼5500㎞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 1250기 이상 △전투기 1500대 △잠수함 56척(핵잠수함 6척 포함)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의 2019년 공식 국방예산은 1740억 달러지만 연구·개발(R&D)과 외국무기 조달 등의 항목이 빠져 있어 실제 지출은 20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2일 산둥함과 랴오닝함을 보하이해에 투입, 미국의 항공모함 선단에 대적하는 한편 인도양에서의 주요 해상 수송로를 확보하는 군사 작전을 펼칠 예정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1일 시작돼 오는 22일까지 보하이해에서 진행되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랴오닝성 다롄(大連)항을 출발했다. 지난해 12월 17일 하이난(海南)섬 싼야(三亞)에서 첫 취역을 한 산둥함의 훈련 참여는 올해 5∼6월 서해와 보하이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