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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세 충남 출신 ‘닮은꼴’ 박종호 산림청장 - 정문호 소방청장

박종호 산림청장과 정문호 소방청장은 58세 충청도 출신 외청장이란 공통점이 있다. 산림청과 소방청에 몸담은 뒤 30여 년간 한우물을 파며 ‘내공’을 닦은 내부 출신 청장이란 점도 닮은꼴이다. 충청인 특유의 유연함과 뚝심으로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 기관을 이끌고 있는 두 청장의 성공 리더십을 살펴봤다.


△정문호 소방청장

나이: 58(충남 논산 출생)
학력: 충남대 화학과, 호서대 안전공학과 석사
이력: 충남 공주소방서장, 대전 소방본부장, 충남 소방본부장, 인천 소방본부장, 서울 소방재난본부장

소방관 국가직 전환 추진력 있게 마무리
소방박물관 건립사업 취임 후 본격 추진
일선 진압대원 위해 대형 회복차량 마련
사상 첫 ‘전국 소방관 동원령’ 신속 진화

이미지 크게보기 정문호(왼쪽 두 번째) 소방청장이 지난 2월 26일 대구지역에 동원된 구급대를 방문해 소독기구를 점검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목표지향적인 강한 추진력 = 정문호 소방청장은 취임 후 많은 것을 이뤄냈다. 물론 전임 청장 시절부터 추진되던 것도 있지만 강한 추진력으로 취임 1년 차에 많은 숙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큰 재난이 발생했을 때 과감하고 신속한 결단력을 발휘해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 4월 1일 시행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은 정 청장이 뚝심으로 일궈낸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당시 국가직 전환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염려도 많았지만 주저하지 않고 구체적인 목표일정을 제시하면서까지 조직 내의 분위기를 다잡았기에 가능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데이터와 통계를 활용한 예측시스템 개발도 선구적으로 추진했다. 연간 1000만 건이 넘는 각종 119신고 자료와 100만 건 이상의 건축물안전정보자료, 매년 200만 건 이상씩 새롭게 생성되는 화재·구조·구급 등 사고정보에 정책의제와 해결방안이 숨어 있다고 보고 전국상황관리통합시스템을 구축해 빅데이터 분석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16년 동안 전혀 진척이 없던 소방박물관 건립사업도 정 청장이 취임하면서 본격 추진돼 조만간 첫 삽을 뜰 수 있게 됐다.

◇섬기는 리더십 = 정 청장은 현장방문을 다녀오면 꼭 일선 대원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화재진압에 지쳐 검댕을 뒤집어쓴 채 현장에서 길바닥에 쓰러져 누운 대원들을 보고 돌아오자마자 재난현장회복차량 도입을 추진, 대형차량 2대를 마련했다. 대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현장에서 공원 벤치나 화단 턱에 앉아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대원들을 보고는 실내 식사장소를 마련해주는 데 채 이틀도 걸리지 않았다. 소방과 경찰도 직장협의회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보인 조치도 주목할 만하다. 협의회가 조속히 설립될 수 있도록 사전 지도를 통해 법령 시행 일주일 만인 지난 6월 18일, 가장 먼저 소방청 직장협의회가 발족할 수 있었다. 특히, 설립식장에 직장협의회장과 손을 잡고 입장한 것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러한 섬김의 리더십은 일반 국민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구한 시민을 찾아 시상하는 119의인상은 독보적이다. 시상금을 수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에게 감사하고, 국민을 섬기는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것이다.

◇과감성 돋보이는 위기관리 리더십 =‘정문호 소방청장=동원령’이 떠오를 정도로 대형재난에 전국의 소방력을 출동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강원 고성산불은 속초 시내까지 화마가 도달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위기상황이었다. 그때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872대의 소방차와 3200여 명의 소방관이 강원도로 향했다. 소방청장이 판단해 내린 전국 소방관 동원령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화재진압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전국 가용소방력의 15%를 출동시키라고 명령한 덕분에 고성산불은 다음 날 모두 진화됐다. 소방청장의 ‘동원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동원시스템을 더 명확히 하고 사전에 출동인력을 편성하도록 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동원령 1호, 2호, 3호다. 전국적인 소방관 출동이 필요한 비상대응 3단계가 발령되면 사고규모에 따라 출동소방력을 미리 지정해 놓는 방식이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