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달라진 부대 마크 지난 2018년 9월 1일 국군기무사령부에서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이름을 바꾼 안지사 위병소에 새로운 부대마크가 부착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안보지원사 軍요원 추가 감축

군무원은 보조 역할만 해와
기밀유출 등 보안사고 많은데
대안없는 감축에 공백 불보듯
적폐 지목돼 요원들 사기 저하

최근 국가정보원이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기로 밝힌 데 이어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지사)의 군 요원 감축까지 겹치며 ‘정보·방첩 기관들의 연성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군의 우수 요원들을 선발해 방첩·보안 업무의 전문성을 키워 놓고 이들을 다시 야전으로 내보내 안보 공백을 자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안지사는 지난 2018년 이른바 ‘국군기무사령부 계엄 문건’ 사건 이후 부대 해체·창설 작업을 거쳐 4200명이던 요원 수를 3000명 이내로 대폭 축소시킨 데 이어 올해 안으로 군 요원만 240여 명 추가로 감축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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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지사의 감축 대상은 군의 기밀 유출 수사와 정보검열을 담당하는 보안 관련 요원들로 알려졌다. 앞서 2018년 방첩 요원들을 무더기 원대복귀 시킨 데 이어 안지사의 큰 축인 보안 업무에 공백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올해 3월 육군 대령이 군단장(중장) 지휘 의중 파악을 위해 군단 지휘통제실을 수개월간 감청한 사건, 국방과학연구소의 퇴직 연구원들의 기밀 유출사건 등 크고 작은 보안사고들이 잇따랐다. 안지사는 군 요원들을 육·해·공군으로 원대복귀 시킨 후 군무원들을 충원해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군 요원과 군무원 간의 비율을 7대3으로 조정하기 위해 군 요원 원대복귀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면서도 “군 요원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년 이상 보안 업무에 특화된 군 요원들의 전문성을 채우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안지사는 수십 년 동안 군 요원이 주요 업무를 맡고 군무원은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전문성 공백에 대한 대비 없이 단기간에 군 요원을 감축시키는 조치를 취한다면 안보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군의 안보를 담당하는 안지사를 적폐 청산 명목 아래 개혁 대상에 올리면서 요원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안지사 개혁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2017년 2월 당시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이던 소강원 전 소장 등이 계엄령을 발동하려 했다는 ‘계엄 문건’에 대한 수사의 영향을 받고 빠르게 추진됐다. 하지만 소 전 소장 등 핵심 피고인들은 지난해 12월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계엄 문건 파동과 엮이며 방첩 업무 요원들만 원대복귀 되는 결과를 낳았다.

정보 관련 업무만 10년 이상 맡다 야전으로 가게 된 안지사 요원들이 인사상 피해를 보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안지사 요원 선발 당시에는 근무 평가 30% 이내로 우수했지만, 야전 근무 경험이 부족해 영관급 이상 장교들의 경우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일선 부대의 한 영관급 장교는 “야전 부대의 운용과 안지사의 업무는 내용 자체가 다르다”며 “지휘관들도 이들에게 주요 보직을 맡기기 어렵고 결국 지휘부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