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2018년 용역보고서
“보설치 치수안전영향 미미”

장기간 이어진 장마와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현 정부의 감사원은 ‘4대강 사업으로 본류의 계획 홍수위가 낮아졌고, 보가 치수안전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용역 결과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윤한홍(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8년 7월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감사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는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조사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치수·이수 효과성 분석’이 첨부됐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2017년 8월 감사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최종 보고서를 2018년 6월 11일 제출했다.

연세대 산학협력단 보고서는 4대강 사업의 본류 홍수방어능력 개선 효과 분석에서 2013년 기준으로 4대강 사업 이후 본류의 계획 홍수위가 86.3% 구간에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천별로는 한강 54.9%, 낙동강 92.2%, 금강 98.1%, 영산강 87.2% 구간에서 최대 3.93m 홍수위가 낮아졌다. 준설 등으로 본류의 ‘물그릇’이 커지면서 계획 홍수위도 낮아졌음을 뜻한다.

하천의 치수안전도 변화에 대한 분석에서는 2013년 기준 4대강 본류 제방(739.2㎞) 중 127.7㎞(17.3%)가 4대강 사업 전 치수안전도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후에는 53.7㎞(7.3%)로 줄어 치수안전도를 확보하지 못한 제방의 58%를 해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제방의 안전도 변화에 대한 분석에서는 2013년 기준으로 4대강 본류 전체 제방 357곳 중 4대강 사업으로 제방안전도가 개선된 제방이 86.3%(308곳)로 파악됐다. 이 중 당초 제방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가 제방안전이 확보된 제방은 전체 제방의 57.5%(205곳)로 분석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세로 논란이 증폭된 4대강 보(16개)가 홍수위에 미치는 영향 분석의 경우,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4대강 보 설치로 치수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제방은 0.785㎞에 불과해 보 설치가 치수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연세대 산학협력단의 4대강 치수 능력 향상 효과 분석자료는 2018년 7월 4일 감사원 감사보고서 발표 때 주목받지 못해 감사원의 성과분석 결과 축소 발표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감사원은 보도자료에서 “치수효과를 법정치수 안전도 미확보 구간이 사업 전 127.7㎞에서 74㎞로 줄었지만, 53.7㎞ 구간은 여전히 치수안전도를 확보하지 못해 대책이 필요하다. 다만, 치수안전이 확보된 제방구간까지 일률적으로 준설해 사업 후 법정 기준을 100년 이상 초과한 제방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또 감사원은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분석한 홍수 피해 예방 편익 경제성을 ‘0’원으로 분석한 내용도 보도자료에 담았다. 윤한홍 의원은 “치수효과가 입증된 용역 결과가 어떤 이유로 최종 감사 결과에서는 홍수예방 편익이 ‘0원’으로 둔갑했는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를 실시한 뒤 나오는 모든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창원=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