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홍수조절 놓고도 이견
文 “洑기여도 제대로 실증분석”
침수피해 해법보다 논쟁만 불러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불안과 홍수 피해 등 국정 실책이 불거질 때마다 객관적인 현상 진단과 대응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원인을 이전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11일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섬진강과 낙동강 제방 붕괴를 4대강 사업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실증·분석할 기회”라며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깊이 있는 조사 및 평가를 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4대강 사업 직후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면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반론으로 해석된다.

여당 역시 침수 피해를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탓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이날 충북 음성군 호우 피해 지역을 찾아 4대강 보 설치를 언급하며 “제가 볼 땐 적어도 일의 순서는 잘못됐다는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소하천이나 소천은 그대로 두고 밑에만 (작업을) 했다”며 “위에서부터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으로 건설한 보가 물 흐름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침수 피해와 4대강 사업의 연관성은 전문가나 해당 부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팽팽하다. 일부 전문가는 4대강 사업 당시 보 설치로 홍수 피해가 줄었다고 분석한 반면, 보 설치로 수위가 오르고 제방이 무너졌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정부·여당은 부동산 폭등의 원인 역시 이전 정부에서 찾고 있다. “부동산 폭등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누적된 부동산 부양정책 때문”(지난 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수도권 집값은 박근혜 정부 후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그 원인은 2014년 말 새누리당이 주도해서 통과시킨 부동산 3법, 이른바 ‘강남특혜 3법’ 때문”(7월 29일 김두관 민주당 의원) 등의 발언이 여당 내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