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선엽 국민장 주도한 석 대표

“이승만·박정희·이병철·정주영
현대 韓 영웅들 선양 활동 예정”

지난 7월 10일 ‘6·25전쟁 영웅’으로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에 올랐던 백선엽 육군 예비역 대장이 별세했을 당시에도 그의 친일 행적에 따른 국민적 논란이 여전했지만, 석희태(70) 자유민주통일교육연합(자교련)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한 교수·청년 단체는 주저 없이 그에 대한 국민장(葬)을 선포·거행했다. 석 대표는 “백선엽 장군은 호국 정신의 심벌”이라며 장례 이후에도 그를 추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석 대표는 지난 7월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수호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백 장군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목숨을 걸고 지킨 호국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백 장군 별세 직후인 7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 6개 동(棟) 규모로 시민분향소가 차려졌다. 백 장군이 별세하고 그의 장례식이 ‘국민장’보다 격이 낮은 ‘육군장’으로 치러진다는 소식이 발표된 지 하루 만이었다. 이 분향소는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를 빗대어 구성된 보수성향 청년 단체 신(新)전대협과 육사총구국동지회, 대한민국수호비상국민회의 등이 설치한 것이었다. 이곳에 석 대표를 비롯한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정교모) 대표들이 분향하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정교모·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전대협·비상국민회의 등이 국민장이라는 장례의식 추진을 논의·결정했다. 이들은 백 장군 유족들과 육군장위원회의 동의도 얻어 국민장을 진행했다고 한다. 국민장 주체도 ‘국민장 장제위원회’로 정하고, 석 대표는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했다.

당시 광화문광장 시민 분향소에는 전국 각지에서 소식을 들은 국민이 몰렸다. 같은 달 12∼13일에는 장마로 비가 쏟아졌지만 추모객들의 발길이 밤늦게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정부 측은 시민분향소 설치에 대한 안내를 전혀 하지 않았지만, 뉴스 등을 통해 알고 찾아온 추모객들이었다. 석 대표는 “당시 방명록에 서명한 숫자가 4만5000여 명이었다”며 “그런데 한 가족 단위로 와서 한 명만 작성한 것 등을 감안하면 15만 명 정도가 왔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전했다.

석 대표는 자교련 활동 측면에서도 백 장군 추모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사이버 추모관을 구축해서 더 많은 국민이 추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또 국민장 절차와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기까지 보통 시민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 대표는 또 “백 장군을 출발점으로 박정희 대통령, 이승만 대통령, 삼성 이병철 회장, 현대 정주영 회장 등 현대의 한국을 만든 위인, 영웅들에 대해서 그동안 위축됐던 분위기를 벗어나 그 정신을 발현시키고 선양하는 활동을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