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열린민주당 최강욱(왼쪽)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이 지난 4월 7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처가 관련 의혹을 고발하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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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정권핵심들이 작전”

前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4개월 수사 검언유착 못밝혀
윤석열 배제한 채 수사지휘한
추미애·이성윤에 책임론 거세

이미지 크게보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월 10일 전국 지검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불리는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대한 지난 4개월간의 검찰 수사 결과에서 정작 핵심인 ‘유착’이 빠지자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하고 이 사건을 직접 챙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접 해명 및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증거가 넘친다”며 관련 의혹을 기정사실로 하고 헌정 사상 2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으며, 이 지검장은 수사팀 내부의 반발에도 수사를 무리하게 강행해 비판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이 범여권을 중심으로 한 권력과 언론의 공작이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오면서 ‘권언유착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권경애(55) 변호사는 지난 4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협박성 취재 의혹을 MBC에 제보한 ‘제보자X’ 지모(55) 씨를 불순한 사람으로 지칭하면서 제보자X와 MBC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검찰 인권국장이 함께 어울려 ‘작전’을 펼쳤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은 MBC가 검언유착 의혹을 최초 보도(3월 31일)하고, 6일 만에 게재됐다. 권 변호사가 올린 글에 언급된 MBC 방문진 이사는 한상혁 현 방송통신위원장, 공직기강비서관은 최강욱 현 열린민주당 대표, 검찰 인권국장은 황희석 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을 지칭한 것이라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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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권 변호사가 지난 5일 ‘권언유착 정황’을 구체적으로 밝힌 글을 페이스북에 잠시 올린 후 삭제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다. 해당 글에는 권 변호사가 MBC의 검언유착 의혹 관련 첫 보도가 나가기 직전 정부 핵심 관계자로부터 한 검사장을 내쫓는 보도가 곧 나가기 때문에 정권 비판을 그만두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이 인사는 매주 대통령 주재회의에 참석하고 방송을 관장하는 지위 높은 선배라고 폭로했다. 해당 고위 인사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권 변호사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개혁을 원했던 한 사람으로서 상황이 여기까지 오다 보니 감정이 격해져 글을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화를 한 고위인사가 MBC 보도 전에 보도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고, 보도 목적이 한 검사장을 내쫓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면 권언유착의 핵심 증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판단이다.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에게 전화를 한 것은 맞지만, MBC 보도 이후에 전화를 했고 MBC 보도와 무관한 내용으로 통화했다고 반박했다.

‘검언유착’을 의심할 만한 자료가 있다며 채널A 기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비판 여론도 가열되고 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라며 한 검사장의 공모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영장 발부의 가장 핵심적 사유가 공소장에 빠졌다면 잘못된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KBS의 이른바 검언유착 오보와 관련해 함께 피소된 박성제 MBC 사장은 “MBC는 엄정한 취재윤리를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박 사장은 지난 5일 밤늦게 페이스북에 “이동재-한동훈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MBC 보도가 마치 정치적 공작에 의한 것처럼 호도하는 일부 언론이 있다”면서 “MBC는 엄정한 취재윤리를 준수하면서 투명하고 정확하게 팩트(사실) 위주로 보도했고 심지어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기자는 검찰에 두 번이나 불려 나가 보도 경위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해완·윤정선·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