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 재추진

LS·SH 등 공공시행자로 참여
임대주택 50% 포함땐 인센티브

정부가 내놓은 서울·수도권 공급대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정비구역해제지역 등에도 재개발 사업을 허용한 것이다. 서울 내 재건축, 재개발 등 다양한 형태의 정비사업이 있지만,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호황을 이뤘던 서울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재개발 사업이 허용되도록 했다.

4일 정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주택공급TF는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지난 ‘5·6대책’ 당시 발표했던 공공재개발 대상에 정비구역 해제지역도 포함시켰다. TF는 정비 예정 및 해제구역에서의 공공재개발을 활성화시켜 ‘2만 가구+α’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재밌는 점은 이 같은 조치로 인해 거의 퇴물 취급을 받던 뉴타운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뉴타운은 2002년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당시 강남·강북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시작됐다. 광역 단위 생활권을 중심으로 노후 불량 주택을 개선하고 도로·공원·학교 등 기반 시설을 정비·확충하는 정비사업이다. 일반 재개발·재건축보다 대상 지역이 넓기도 하고, 정부는 물론 서울시의 지원도 커 이 전 대통령 당시엔 붐을 이룰 정도였다. 현재 서울의 많은 뉴타운이 당시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하지만 이후 구역 지정이 남발하고 서울의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불러일으킨 주범으로 지적됐다. 집값과 전셋값을 끌어올려 투기 대상이 되면서 일각에서는 사업 추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비판이 쇄도하기도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하며 뉴타운은 사양길로 접어든다. 박 전 시장은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하며 주택정책 방향을 대규모 개발에서 주거재생으로 전환했다. 주민 스스로 사업 추진과 해제 여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박 전 시장이 취임한 이후 400여 개에 달하는 뉴타운 지역이 해제됐다. 이에 정부 공급 TF는 이번 대책에서 뉴타운 등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사업 지연 등으로 해제된 곳(서울 내 176개소)에 대해 공공재개발 참여를 허용했다. 해제된 지역 중 145개(82%)가 노원·도봉·강북 등 강북 지역에 소재한다는 점에서 강북 지역 개발 의미도 있다. TF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사로 참여하면 조합원 물량 제외한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대신, 종상향(예:2종→3종주거), 용적률 상향, 분양가 상한제 제외 등 인센티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