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潘위원장이 본 韓 정부 대응

“기후변화 문제 공공재적 성격
무임승차 충동 느끼기 쉬워
성과지향 정치적 부담 극복해야”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한국의 대응 방식에 아쉬움이 많다고 평가했다. 반 위원장은 외국에서 한국을 ‘기후 악당으로 부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2050년까지 100%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유럽연합(EU)의 사례를 들면서 한국도 구체적인 목표 연도를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그린뉴딜은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우리 경제를 회복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담대한 정책이라고 보지만 몇 퍼센트(%)가 부족하다”며 “산업구조를 변혁하고 사회를 주도하는 가치관을 보다 가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문제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해 특정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무임승차의 충동을 느끼기 쉽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결과는 미래에 나타나 성과 지향적인 현실 정치에서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계 등 특정 이해관계자들과 갈등 관계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싶어하는 정치 지도자로서는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 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분담금을 200만 달러 줄인다는 결정을 통보했다고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경제 부진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그와 관련한 소통과 절차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시작만 멋지게 잘하고 마무리는 흐지부지한 국가로 평가된다면 절대 존경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설치되는 위원회를 정리하고 컨트롤타워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