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협치를 전면에 내세워야 ‘집권 4년차 증후군’은 물론 레임덕을 늦추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책 기조 전환과 인적 쇄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라는 대화의 장이 무의미해지면 또다시 ‘거리의 정치’ 이런 쪽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독선과 독주로 가라고 국민이 다수 여당을 선택한 게 아니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치를 통한 국정 운영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국회나 정부의 행태대로 몇 달만 더 있으면 여론이 완전히 돌아설 것이고 그럼 정권도 바뀌게 되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협치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원은 “(정권의 힘이 약해지는 것은) 무조건 막으려 해서도 안 되고 피할 수도 없다”며 “여야 협치를 통해 공동 책임, 동료 의식을 만들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무조건 밀어붙이고 막으려고만 하면 (정권의) 약한 고리를 통해 문제가 터져 나와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직도 청와대나 여당에서 야당스러운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야당을 품고 사회의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국정 운영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남은 기간 너무 많은 걸 하려 하지 말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정책 기조를 바꾸고 인적 쇄신을 통해 능력 위주의 인사를 기용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민주당이 마치 청와대의 대변인처럼 있으면 당도 청와대도 모두 망한다”며 “이제 민주당에 자율성과 독립성을 줘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