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분위기속 표정관리

3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가 내놓은 검경 수사권 조정 최종안에 경찰은 “수사의 주체로 거듭났다”며 환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번 조정안에 따라 ‘검찰 힘빼기’의 반대급부로 경찰 권력이 비대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일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당·정·청이 확정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 방안에 따르면 검사의 일차적 직접수사 범위가 축소되고, 검경 간 관계는 종래의 수사 지휘관계에서 수사 협력관계로 전환된다. 직접수사 개시 범위가 한정된 검찰은 경찰에 보완 수사와 시정 요구 등을 할 순 있지만, 원칙적으로 경찰을 지휘할 수 없게 된다. 당·정·청은 또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새롭게 마련되는 수사준칙에 검경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수사협의회를 두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같은 검경 관계 재정립에 대해 “숙원을 풀었다”며 환영 의사를 보이면서도 관련 법규의 최종 처리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 주체로서 거듭날 수 있는 명확한 계기가 마련됐다”면서도 “아직 당·정·청이 발표한 안에 불과해 최종 조정이 될 때까지 법제화 방안 등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사준칙 소관이 여전히 법무부로 된 점, 마약 수출입 범죄와 사이버범죄가 각각 경제범죄·대형참사범죄의 범주에 포함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 들어간 점에 대해선 아쉬운 내색도 비치고 있다.

한편 수사에 대한 경찰 자율권 확보와 강화에 따라 14만여 명 규모의 ‘경찰 공룡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법조계 안팎에서 여전하다. 이에 당·정·청은 과도한 경찰 권력 분산을 위해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겠다고도 밝혔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