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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율 128%로 최악 상황에
현대重노조, 어제 또 부분파업
금속노조는 9월 공동파업 예고
전문가 “협력해야 고용도 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 조짐을 보이며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있지만 국내 제조업체는 정반대로 파업에 몰두하고 있다. 극심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협력과 신뢰 구축이 절실한 데도 애써 외면하는 형국이다. 국내 경제, 산업의 기초체력에 속하는 제조업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뒷걸음질 치며 부진을 지속하면서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경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3.6%로 전월보다 4.6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2.8%) 이후 11년 4개월 만의 최저치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128.6%를 기록,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올해 3분기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4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앞선 2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한 55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치다. BSI 지수는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를 뜻한다. 각종 경기 지표가 곤두박질치면서 노사 협력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지만, 핵심 제조기업은 노조의 파업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6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지난 9일에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벌인 파업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2일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1년 2개월째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은 지난해 34차례 발생했고 올해도 5차례 진행됐다.

제조업 분야 대표 노조단체인 금속노조도 오는 9월 공동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를 위해 최근 18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며, 투표자 대비 84.2% 찬성률로 가결됐다. 제조업 외에 건설, 공공부문에서도 최근 지하철 9호선 운영부문 노조가 파업을 벌였고 레미콘 노조는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에서도 고용 유지를 강조하는데, 노사가 협력해 생산성이 향상돼야 고용도 유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