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시범사업 업무협약
1회용 없애고 포장재 재사용
한해 포장재로 160만t 소비
쓰레기 쏟아내는 포장문화 근절

과포장으로 매년 수백만t의 포장 폐기물이 나오는 상황에서 환경부가 ‘포장재 줄이기 전쟁’에 나섰다. 택배 물량 증가와 일회용 포장재 과다 사용 등에 따른 자원낭비가 심각한 가운데 이 같은 환경부의 노력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형 환경사회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환경부는 8일 오전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 연구·개발(R&D)센터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과 ‘포장재 재사용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유통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던 것을 다회용 포장재로 변경하고, 폐기물의 원천 감량 및 포장재 재사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LG전자는 시스템 에어컨 실외기를 소비자에게 운송할 때 한번 사용하는 종이 상자와 발포 스티로폼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재질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연간 종이 사용량을 85t 줄일 계획이다. 실외기 1대당 약 2950g의 종이 포장이 들어가던 것을 300g 수준으로 줄여 3만2000대에 적용 판매한다는 것이다. LG는 또 고화질 텔레비전(올레드) 패널을 운송할 때 전량 폐기했던 포장재를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다른 전자업체는 물론 산업 각 분야로도 업무협약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택배나 포장배달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포장재 폐기물이 쓰레기와의 전쟁의 핵심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일회용 포장재는 2018년 기준 약 160만t 이상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에서 물품이 과포장된 채 나오거나 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 배달까지 더해지면 포장 물품과 이에 따른 포장 폐기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실제 업계에선 전체 생활폐기물 3분의 1 이상이 포장 폐기물일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포장을 이중·삼중으로 추가하는 과대포장을 규제하고 일회용 포장재를 다시 순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과 구조로 만들어진 제품은 분리배출을 해도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으므로 포장재를 재활용하기 쉽도록 재질과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한번 쓰고 폐기하는 데 익숙한 우리 사회 전반의 구조를 다소 불편하더라도 회수하고 세척해서 다시 쓰는 구조로 변화시켜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