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이 기존정책 강화만
野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큰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지난해 말부터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발언도 수차례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여권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기존 정책을 강화하는 정책을 내놓는 것은 정책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며 “대부분의 기간에 부동산 가격을 잡아 왔고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발표한 지 2주 뒤 내놓은 발언이다. 올해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지금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이 되는 것 같다”며 “일부 지역은 정말 우리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그리고 위화감을 느낄 만큼 그런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그런 급격한 가격 상승들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의 ‘적’으로 투기 세력을 지목하는 발언도 해왔다. 1월 7일 신년사에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2월 27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는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는 철저히 차단한다는 대원칙에 어떤 타협이나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참모들의 발언이 시장의 반발을 사거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많았다.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은 지난 2017년 8월 “내년 4월까지 집 팔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청와대 다주택자 참모들에 대한 주택 처분 권고도 마찬가지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수석의 엄포로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