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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아버지 격정 토로

“경찰은 가해자 봐주기 수사
檢 이첩후도 아무 통보 없어”

“이제 와서 징계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하겠다고 한들… 모든 게 너무 아쉽습니다.”

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22·왼쪽 사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55·오른쪽) 씨는 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딸이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의 가혹 행위에 대해 그토록 절규했는데, 딸을 잃고 나서야 대응하고 있어 너무나 아쉽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딸이 가혹 행위를 한 이들을 고소한 데 대한 경찰 수사 사건을 지난달 1일 이첩받은 대구지검이 딸이 세상을 떠난 같은 달 26일까지 어떤 조사를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경주경찰서는 올해 3월 사건을 수사해 5월 29일 대구지검 경주지청으로 송치했으며 경주지청은 관할 지역 문제로 지난달 1일 대구지검으로 이첩했다. 또 최 씨는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이후 딸에게 조사와 관련된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면서 “검찰이라도 제때 대응했으면 이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아쉬워했다.

또 최 씨는 경주경찰서 수사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딸이 고소장에 감독 등이 폭행한 사례를 담았고 녹취록도 있었는데 경찰이 가해자들이 부인한다는 이유로 ‘무죄 추정 원칙’이라며 증인을 더 요구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이 가해자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니냐”면서 “경주경찰서의 수사에 대해서는 진실을 철저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경북지방경찰청은 경주경찰서의 초동수사 과정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경주경찰서는 감독 등을 폭행, 아동복지법 위반,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함께 최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한 기관 가운데 한 곳이라도 딸이 호소한 고통을 새겨듣고 진작 제대로 파악해 조치했더라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경주시체육회는 ‘팀닥터’로 알려진 운동처방사 안주현(45) 씨를 이날 검찰에 고발했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오전 9시 30분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나와 성추행과 폭행 혐의로 안 씨에 대한 고발장을 냈다.

경주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