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회의장의 70억대 아파트 박병석 국회의장이 40년 넘게 거주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아파트 단지 모습. 94동(오른쪽), 95동(왼쪽) 모두 박 의장이 보유한 아파트와 동일한 전용면적 196.8㎡ 가구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 부동산 등에는 94동 아파트가 65억∼70억 원에 매물로 올라 있다. 김호웅 기자

부처·지자체에 현황파악 지시
“이대론 정책신뢰 얻기 어려워”

여론악화에 黨 이어 강력 조치
일각 “위헌적 포퓰리즘 대책”
노영민 “반포아파트 이달 처분”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각 부처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 공직자 주택 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는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정부에서도 사실상 ‘1주택’을 강제하는 조치가 내려진 셈이다.

최근 부동산을 둘러싼 민심 이반이 정권이 휘청일 정도로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와대나 여당과 달리 정부에서는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커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를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한 포퓰리즘 임시방편으로 넘어서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고위 공직자가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으면 어떤 정책을 내놔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김영수 총리실 공보실장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를 이달 중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실장은 충북 청주시 소재 아파트는 지난 5일 매매됐다고 설명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주택 소유 의원들의 부동산 처분과 관련해 “2년 내 처분을 약속했지만, 솔선수범 취지에서 이른 시일 안에 이행해줄 것을 당 차원에서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긍정평가는 49.8%였다. 이 업체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15주 만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솔선수범’을 내세우며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을 꺼내 든 것은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중과세 정책은 사유재산 침해, 이중과세 등 각종 위법·위헌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기도 전에 세금으로 시장을 윽박지르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면 국민의 불신만 더 키우고 조세저항·위헌소송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병기·김유진·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