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권력과 관련된 범죄도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몰아내려는 여권 일각의 행태가 ‘광란’ 수준에 이르고 있다. 형사피고인들까지 가세해 검찰 조직을 겁박하거나 노골적 편 가르기를 선동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인사권을 악용하는 것은 물론 윤 총장 권한 자체를 정지시키려 한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최근 ‘수사 지휘권 행사’가 부당하다는 의견이 분출하는 가운데 조국 전 장관,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황운하 의원 등의 막말 행태는 적반하장 표현으로도 부족할 지경이다.

자녀 입시비리·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등으로 재판 중인 조 전 장관은 “통제받지 않는 검찰총장을 꿈꾸거나 지지하는 것은 검찰 파쇼 체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은 물론 7년 전 국정원 댓글 사건 때 “상관의 불법·부당 행위를 따르지 않는 것은 항명이 아니라 의무”라고 했던 자신의 주장과도 정반대다.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혐의로 재판 중인 최 의원은 검찰을 조폭에 비유하고 검사장들을 ‘똘마니’라고 비하했다. “누구보다 출세와 영달에 민감” 등으로 검사들 명예를 훼손하는 식의 언급도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검사들이 추 장관에게 줄 섰을 텐데, 대다수 검사장들부터 그러지 않은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전국 고검장과 지검장들이 지난 3일 회의에서 ‘장관의 수사 지휘권 행사가 부당하고 위법의 소지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자 추 장관은 “검사장 여러분들은 흔들리지 말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라”고 했다. 수사 지휘 재요청이나 특임검사 임명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식의 사전 봉쇄로 읽힌다. 법무부 감찰관에 류혁 변호사를 임명한 것은 윤 총장 감찰과 직무정지 카드의 첫 단추라는 분석을 낳았다. 이렇게 국가 형사 사법권이 능멸당하는 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방관하는 것은 사실상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결과를 낳는다. 문 대통령 입장은 무엇인가, 이제는 분명히 밝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