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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브라질 국가적 방역실패
전세계 최다 확진 ‘Top5’ 차지
위기 속 비상식 대응 탓 부메랑

지도자 모두 급진적 우파 성향
포퓰리즘 기반 ‘미치광이 전략’
지지율 급락… 최대 위기 맞아

올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각국 대응이 천차만별이다. 완전 봉쇄부터 부분 제한, 집단면역까지 다양한 방식이 동원되고 있지만, 방역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미치광이(madman)’ 전략을 펼치는 국가 지도자들도 분명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대표적이다.

이들 3개국은 지난 2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톱5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이들 3국 정상은 남성 지도자이며, 비(非)자유주의 성향의 지도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집권 과정에서 포퓰리즘을 적극 활용한 급진 우파 성향이라는 점도 똑같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응에서도 포퓰리즘에 기반한 ‘미치광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직접 복용하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를 국민에게 권장한 게 대표적이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발간한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대 교수는 “이들 지도자는 지식인·전문가들이 잘하지 못했던 상식에 호소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음모론을 신봉하고 설파한다”고 말했다. 칼럼니스트 기드온 라크먼은 지난 6월 말 파이낸셜뉴스(FT) 기고문에서 “포퓰리즘 추종자들은 인기가 없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죽음, 경제위기, 자유 제한 등 ‘어두운 뉴스’가 가득한 코로나19에 상식과는 다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현재까지는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대규모 집회를 주도하거나 독려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했다가 확진자 급증이라는 부메랑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USA투데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1%의 지지율로,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54%)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존슨 총리 지지율도 3월 말 66%에서 지난 6월에는 39%로 떨어졌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하야 요구를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포퓰리즘 성향의 이들 지도자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되고 있는 셈이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근 BBC방송 인터뷰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지도자들이 위기를 맞고 있으며, 코로나19가 포퓰리즘이란 종기를 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주의 포퓰리즘 :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반란’의 공동저자인 매슈 굿윈도 “자유주의가 돌아오고 포퓰리즘이 쫓겨나고 있다”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 존슨 총리의 선거 패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조용한 퇴장 대신 마지막까지 민주주의를 해치는 ‘미치광이 리더십’을 선보이면서 해악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공동저자 대니얼 지블렛 하버드대 교수의 분류에 따르면 이들 급진 우파 성향의 포퓰리즘 지도자가 독재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라크먼은 “코로나19가 동반한 전 세계적 경기침체의 피해자 상당수가 오히려 새롭게 제시되는 포퓰리즘 메시지에 끌릴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인종차별 논란에 대한 대립이 뚜렷해지는 ‘문화전쟁’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