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구리시가 추진해온 10조 원 규모의 외국인투자사업인 ‘구리 월드디자인시티(GWDC) 조성사업’이 경제성 부족으로 무산될 전망이다.

외국계 민간 사업자인 K사의 투자계획 및 사업추진 일정 등 자료제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17일 구리시에 따르면 최근 GWDC 조성사업에 대한 재무·경제성을 분석한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16일 열린 용역 최종결과 보고회에서 GWDC 조성사업은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데다 경제성 부족으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GWDC 민간사업자인 K사가 ‘입주기업 2000개와 연 50회 트레이드 쇼 및 EXPO 개최 계획’ ‘디자인센터 운영 계획 및 운영 주체’ ‘외국인 투자 유치와 투자 계획’ ‘사업시행 주체와 사업추진일정’ 등 자료를 제공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작성해 검증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GWDC 조성사업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토평동 등 한강 변 80만6000여㎡에 호텔이나 고급건축물 자재인 실내장식·가구·조명·마감재 등을 주문 생산하고 유통하는 디자인 무역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GWDC가 들어설 경우 2000여 개의 외국기업 유치와 11만 개 일자리 창출을 비롯, 7조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이날 열린 재무·경제성분석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중앙투자심사 통과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지자, 시는 지난 2007년 착수한 GWDC 조성사업에 대한 백지화를 선언했다. 결국 100억 원의 혈세만 낭비하고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이번 GWDC 조성사업 무산으로 수백억 원대의 소송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현시점에서 경제성이 부족한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성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토평동 지역이 구리시 발전을 위한 구심점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공정한 공모절차를 거쳐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