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백두산 오르는 김정은·여정 지난해 10월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르는 모습을 조선중앙 TV가 공개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말을 타고 뒤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3代세습 비난 거세질 것 대비
‘수령후계자론’비공개로 전파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후계자에게 주어지는 ‘당중앙’ 호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백두혈통에 의한 북한의 세습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에서 통상 당중앙 호칭은 46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내정 단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2010년 당중앙이란 호칭을 받기는 했지만, 후계자로 공식화된 이후였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구도와 관련해 전대미문의 3대 세습에 대한 비난이 거세질 것에 대비해 2000년대 중반쯤 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를 통해 ‘수령후계자론’을 당 내부에 비공개로 전파하고, 통일전선부 산하 대남·대외 전용 출판매체인 ‘평양출판사’를 통해 ‘주체의 수령관’과 ‘수령후계자론’을 파일 형식으로 제작했다. 북한의 수령후계자 옹립 원칙에서 주목할 점은 수령 재임 시에 후계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령의 영도체제에서 동요나 혼란을 막고 수령의 위업을 확고히 계승, 완성해나가기 위해서다. 또 실제 후계자의 자질을 평가하고 지목할 사람은 살아있는 수령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뿐이라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권력승계는 백두혈통으로 이어지도록 돼 있다. 김 제1부부장이 후계를 승계할 경우 그동안의 부자(父子) 세습 전통이 깨어지게 된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수령후계자론에 따른 후계자 덕목을 갖춘 자는 김정은 위원장 자식밖에 없지만 그의 자식 3명 모두 10세 미만으로 권력을 승계하기 어려운 상황이 북한 정권의 고민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건강 이상 등 변고에 대비해 백두혈통을 계승하기 위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