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해양환경공단(KOEM)은 연간 14만5000t에 달하는 해양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함께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미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는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크레인을 동원하거나(왼쪽 사진) 방파제 사이에 끼어 있는 쓰레기를 일일이 줍고 있다(오른쪽 〃). 해양환경공단 제공

해양환경공단 종합대책 마련

해양쓰레기 연 14만5000t 발생
수거비용 육지보다 2 ~ 8배 들어

2023년까지 수거량 28% 높이고
쓰레기 재활용 위한 기술 개발도

최근 홍콩 무인도 ‘소코섬’ 주변을 둥둥 떠다니던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이 대거 수거되는 모습이 공개되며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급증한 방역용품이 사용 후 제대로 수거되지 않아 바다 쓰레기로 전락한 것이다. 환경 단체들은 해양 생물들이 이 폐기물을 먹이로 착각해 먹고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마스크뿐 아니라 플라스틱, 폐어구 등 육상·해상을 통해 바다에 유입되는 온갖 종류의 해양 쓰레기는 바다와 바다 생물들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역시 바다 쓰레기로 골치가 썩고 있다. 해양수산부·해양환경공단(KOEM)은 발생부터 수거, 처리 등 전 주기 관리를 통해 해양 쓰레기 저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14만5000t의 쓰레기가 바다에 = 8일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연간 발생하는 해양 쓰레기는 약 14만5000t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65%는 하천을 통해 유입되거나 해안에 버려지는 쓰레기다. 나머지 35%는 조업 중 유실되는 어구나 양식어업 폐기물 등 해상 쓰레기다. 해양 쓰레기는 위치하는 장소에 따라 해안 쓰레기, 부유 쓰레기, 침전 쓰레기로 분류되기도 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는 침전 쓰레기로 73.2%나 된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부유 쓰레기 때문에 일어난 선박 사고도 최근 5년 동안 900여 건이나 된다. 해양 쓰레기에 동물이 얽히거나 섭취하다 사망하는 사고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특히 침적된 해양 쓰레기는 해수와 퇴적층의 산소 교환을 방해하며 저서 생물(바다 밑에 사는 생물)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문제는 해양 쓰레기가 육지 쓰레기에 비해 수거가 어렵다는 점이다. 바다 면적은 육지 면적의 4.5배에 달한다. 한번 바다로 들어간 해양 쓰레기는 해류를 따라 빠르게 확산해 해양 쓰레기의 원인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특히 해양 쓰레기 수거는 선박 등 전문적인 장비가 요구되기 때문에 육상에 비해 2∼8배나 비용이 많이 든다. 수거한 쓰레기 역시 염분으로 인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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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쓰레기 수거량↑ 현존량↓ 전 주기 관리 = 정부는 2009년부터 해양 쓰레기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 매년 약 10만t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해양 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도 마련했다. 2022년까지 해양 플라스틱을 지금의 30%,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여나가는 게 골자다. 아울러 ‘제3차 해양 쓰레기 기본계획(2019∼2023)’을 통해 해양 쓰레기 관리를 수거 중심에서 발생-수거-처리에 이르는 전 주기적 관리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해양 쓰레기 수거량 28% 증가, 현존량 33%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발생원 측면에서 적정 사용량은 5만t이지만, 연간 약 13만t이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어구 과다사용을 방지하기로 했다. 폐어구 자율회수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해양 쓰레기 투기방지를 위한 제도도 정비하고 있다.

수거 측면에서는 사각지대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해양 쓰레기 수거량 약 10만8000t 중 접근이 쉬운 해안 쓰레기 수거량이 7만5000t으로 전체의 70%나 차지하고 있다. 반면 도서 지역과 수심이 깊은 배타적 경제수역, 군사보호구역 등은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어업인, 군경, 민간 잠수 단체 등과 이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도서 지역의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용 선박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염분과 오염으로 인해 재활용이 어려운 해양 쓰레기의 특성을 고려해 세척, 탈염 등 해양 쓰레기에 대한 전문적인 전처리 시설 설치도 추진 중이다. 특히 해양 쓰레기 재활용을 위한 전문적인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관계자는 “해양 쓰레기 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해수부, 해양환경공단 등 공공기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공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며 “일상에서 해양 쓰레기 저감에 동참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부문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효과적인 해양 쓰레기 관리를 위해 정책 개발부터 실행까지 공공과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