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개표 과정 등 시연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분실 등 관리 부실은 인정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선관위는 28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대회의실에서 약 3시간 동안 시연회를 열고 지난 4월 총선 이후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간 △데이터 전송 기능이 탑재된 선거 장비 사용 △‘빳빳한 신권 뭉치’ 같은 투표지 발견 △2차원 바코드(QR코드) 부정 사용 등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것이다. 시연회는 투·개표 과정 및 보안체계 설명, 사전투표 및 개표 시연, 선거 장비 분해,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선관위는 투표지 분류기와 심사계수기에 데이터 전송·출력 기능이 있어 개표 조작이 가능하다는 의혹에 대해 “심사계수기는 단순 보조장비로 이미지센서나 네트워크 연결을 할 부품이 없다”고 했다. 선관위는 투표지 분류기와 운용장치인 노트북까지 분해하며 “무선 랜카드 등 통신장비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투표지 분류기가 제대로 기표가 안 된 투표지를 모두 1번(더불어민주당) 후보자 표로 분류하게 조작됐다는 내용에 대해선 1000장의 모의 투표지를 분류기에 직접 투입해 검증하기도 했다. 참관인이 보는 각도에서 볼 때는 기표 되지 않은 무효표가 있었지만, 분류기에서 꺼내보니 ‘기표란’이 아닌 ‘기호’ 칸에 기표 돼 있었다. 이는 유효표다. 경기 구리시 선거구 사전투표 상자에서 ‘빳빳한 신권뭉치’처럼 돼 있는 투표지가 나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선관위는 “투표지는 인주 번짐 방지기능, 접은 후 원상태로 일정 부분 회복하는 기능이 있는 특수 재질”이라며 “선거인이 투표함에 표를 투입하는 방법도 다양한 만큼, 잘 정리된 투표지 사진만을 보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투표일에 사전투표지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선관위는 “사전투표지는 발급 매수가 다 기록돼 있어 임의대로 발급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QR코드 부정 사용 의혹 등과 관련,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제151조에 따라 선거명, 선거구명, 관할선관위명, 일련번호가 총 31자리 수로 구성돼 있을 뿐 개인정보는 전혀 없다”고 했다. 다만 투표용지 분실 등 관리 부실 문제 등에 대해서는 “투·개표에 많은 분이 참여하다 보니 다소 완벽하지 못한 점이 있었고,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들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천=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