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전통시장 북적… 쇼핑몰은 한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휴일을 맞은 24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많은 시민이 찾아와 장을 보고 있다(왼쪽). 반면 재난지원금을 사용하지 못하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은 이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호웅 기자·연합뉴스

- 文정부 예산 증가율 폭증

재정 건전성 역대 최악인데
모든 문제를 현금으로 해결
결국 기업 법인세 인상 카드
“경기회복 싹마저 죽이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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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3년간 연평균 예산(총지출) 증가율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포함할 경우 13%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은 재정 건전성에 초비상이 걸린 한국 경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 테이블에도 재정 건전성 문제가 핵심 의제로 올라 있다.

문화일보가 역대 정부의 예산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올해 2차 추경을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 3년 동안의 연평균 예산 증가율은 10.87%에 달한다. 올해 3차 추경 30조 원, 세출 구조조정(감소) 5조 원을 가정하면, 올해 3차 추경 편성 이후 문재인 정부 3년 연평균 예산 증가율은 12.95%로 폭등한다.

예산 편성에 총지출 개념이 도입된 2005년 이후 역대 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사상 최고치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3차 추경 규모를 40조∼50조 원 안팎으로 늘리면 예산 증가율은 더욱 높아진다. 정부가 모든 문제를 ‘재정 퍼주기’를 통해 해결하려 들면서, 재정 건전성은 이미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어떤 국제기구의 기준을 적용해도 이미 용납하기 어려운 상태다.

올해 경상성장률 0%, 3차 추경 30조 원(재원 전액 적자 국채 발행)을 가정하면, 3차 추경 조성 이후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경상 국내총생산(GDP)의 4.1%(78조9000억 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경상 GDP의 6.2%(119조4000억 원)를 기록하게 된다. 국가채무가 경상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4.4%(84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차 추경 규모가 40조∼50조 원 안팎으로 커지면 국가채무 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여권에서는 포퓰리즘 재정 운용을 합리화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일반정부(중앙·지방정부+비영리 공공기관) 부채 비율은 40.1%(2018년 기준)로 OECD 평균인 109.2%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을 인용한다. 그러나 이는 역대 정부가 뼈를 깎는 자세로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일 뿐이다. 무분별한 재정 살포의 결과로 재정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자 여권 일각에서는 또다시 증세(增稅) 얘기가 나오는데 효과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월 20일 열린 첫 번째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 세율을 인상했으나 결과적으로 조세수입(세수)은 크게 늘지 않았다. 법인세와 소득세를 내는 기업과 고소득층의 ‘한국 대탈출(엑소더스)’이 이어지고, 경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 관계자는 “증세를 통해 세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세금 부과 대상 기업의 숫자나 이익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가능한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안 그래도 경기 침체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어설프게 증세를 하면 경기 회복의 싹마저 죽이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