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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송家 금동불상 경매 파문

미술관 공식 컬렉션 포함 안돼
금동여래입상 진위문제도 논란

간송미술관이 재정적 압박에 보물로 지정된 불상 두 점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문화계 안팎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문화재가 경매 시장에 나온 것이 처음도 아니며, 거래도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문화재 수호’에 앞장섰던 간송가(家)에서 처분하는 문화재여서 문화계가 놀라고 있는 것. 이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개인 소장품 거래로 봐야 한다” 등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기에, 경매에 나온 불상 두 점이 미술관 공식 컬렉션이 아니라는 것, 불상 하나에 대한 진위 논란까지 겹쳐져 문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우선 안타깝고 송구하다는 입장이다. 재단은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3년 공익적인 성격을 강화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재단을 설립한 이후, 대중적인 전시와 문화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해 재정적인 압박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적절한 방안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결국 소장품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돼 송구한 마음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불상 경매는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그동안 문화계에서는 간송미술관이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장남 전성우 이사장 별세로 거액의 상속세가 부과된 데다가, 서울 신관, 대구 분관 건축 등을 추진하면서 자금난이 닥쳤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를 의식했는지 간송 측은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고 조용히 경매를 추진하려고 했다. 케이옥션은 이번 경매 도록과 홈페이지에 간송미술관 출품작을 넣지 않았으며, 보물 두 점만 별도로 소개하는 자료 100여 부를 따로 만들어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컬렉터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 소식이 알려지자 문화계 관계자들은 “안타깝다” “재정난 타개책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이 나서야 한다” 등 문화재 향유와 공공성을 강조하는 입장과 “문화재도 개인이 소유할 수 있다” “개인 소장품 거래는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불상 두 점은 금동여래입상(보물 284호)과 금동보살입상(보물 285호) 두 점으로, 논란은 이 출품작들의 소장자가 미술관이 아닌 간송 일가 개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금동여래입상이 ‘가짜’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성 측면에서 개인 소장품과 재단 소장품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측면, 시작가 15억 원으로 책정된 출품작의 진위 등 앞으로 두 불상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