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야릇한 표정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보좌관에게 개인 업무를 시켜 ‘갑질’ 논란을 빚은 데다 세금으로 사적인 만찬을 즐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폼페이오 “中 악랄한 독재정권”

“중국 20억달러 원조 약속도
세계 피해에 비하면 쥐꼬리”

상원 “불량 中기업 증시서 퇴출”
무역·인권 이어 금융까지 확대
전방위 공세로 갈등 악화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중국을 ‘악랄한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하면서 사실상 대중 선전포고를 한 가운데, 미 상원도 ‘불량’ 중국 기업을 뉴욕 증시에서 퇴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대중 전선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무역·영토·인권에 이어 금융에까지 전방위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만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외국기업 책임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에 따르면 미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은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며, 이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뉴욕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 또 법안은 외국기업에 대한 회계감사를 강화, 미 상장회사 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하면 증권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법안이 하원에서도 통과되면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대형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도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매하는 중국 투자자들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의회까지 가세하면서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을 독재정권으로 규정한 뒤 전방위 공세를 펼치면서 미·중 갈등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작심한 듯 브리핑의 상당 부분을 중국 비난에 할애하면서 “중국은 1949년 이래 악랄한 독재 정권, 공산주의 정권에 의해 통치돼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2년간 20억 달러 국제원조” 등을 약속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18일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연설까지 언급하면서 “중국의 기여금은 그들이 전 세계에 지운 비용에 비하면 쥐꼬리만 하다(paltry)”고 비꼬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무역뿐만 아니라 홍콩·대만 문제 등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현안에 대해서도 모두 각을 세웠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중국을 겨냥해 ‘또라이’‘멍청이’ 등의 속어까지 쓰면서 한층 원색적인 비난 공세를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어떤 또라이가 방금 수십만 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이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제발 이 얼간이에게 이러한 전 세계적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무능이라는 것을 설명 좀 해달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