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 마치고 당무 복귀 일성
법사위·예결위원장 사수 방침
“표결은 18代때 민주당서 반대
법사위 권한 줄이면 위헌 속출”

與, 연일 통합·한국 합당 압박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3일 21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을 앞두고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여당이 다 가져간 전례가 없었다”며 “법사위 권한 축소는 물론 상임위원장 표결 선출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부친상을 치르고 국회로 복귀하자마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원 구성 관련 발언을 작심한 듯 비판한 것이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만나 첫 원 구성 협상을 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지금도 위헌 법률이 1년에 10건씩 나오는데 그 기능을 없애면 위헌 법률이 속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원에만 법제실 직원이 800명이어서 법안 완성도를 높이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법사위가 위헌심사 및 체계·자구 심사 기능을 하는데 이를 없애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그간의 관례를 깨고 ‘표결 처리’할 수 있다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18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반대했던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당이 다수당이었을 때 시도했다가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된 일”이라며 “우리 정치가 불신받는 이유가 그때그때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만 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중 법안과 예산을 다루는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와 예결위는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법안을 본회의로 보내기 전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하는 법사위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예산안 처리의 키를 쥐기 위해 예결위원장 자리도 양보할 수 없다는 주장도 강하다.

민주당은 연일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당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당이 독자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관례상 의석수 비율에 따라 나눠 가졌던 국회상임위원장 중 한자리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통합을 거론하며 “한국당은 국난 상황에서 21대 국회를 신속히 개원하고 일하는 국회로 운영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날 통합당과 한국당을 향해 ‘쌍두 뱀’ ‘꼼수 교섭단체’라고 강하게 비판했던 이 대표가 발언 수위는 다소 낮추면서도 다시 야당에 ‘빨리 합쳐라’고 몰아붙인 것이다.

이에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선거법을 개정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먼저 폐지해야 통합당과 합당할 것”이라며 선거법 개정을 사실상 합당 조건으로 내건 상태다.

김윤희·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