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인정받기 어려울것
김평일 주목해야” 분석도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유고 사태가 발생하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권력을 승계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당수 외신도 김 제1부부장의 후계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 등 ‘곁가지’ 백두혈통의 승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CRS는 이날 갱신한 ‘미·북 관계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이 사망하거나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할 경우, 명백한 계승자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김 제1부부장을 꼽았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 슬하에 10세 미만의 자식이 3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계자로는 너무 어리다는 점에서 정상외교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해온 김 제1부부장이 권력을 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보고서는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여성 지도자의 탄생이 가능할지, 특히 김 위원장이 직접 후계자로 지목하지 않았다면 후계자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 통제와 인도주의 등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김 위원장 유고 시 후계자가 김일성 가문에서 나올 것이라는 데에 의문이 없다”면서 김 제1부부장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하지만 WSJ 역시 여성인 김 제1부부장이 뿌리 깊은 가부장제 사회인 북한에서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더그 밴도 미국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자리를 승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영국 BBC 방송은 “김 위원장 사망 시 남아 있는 김 씨 일가는 김여정과 김정철, 김평일 등 3명”이라면서 김평일 전 주체코 대사를 언급했고, 블룸버그통신도 태구민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 발언 등을 인용해 “김평일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