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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⑤ 해외 세대교체의 교훈 <시리즈 끝>

墺 쿠르츠·핀란드 마린 총리
20代 때부터 탄탄한 정치활동
선거기간에만 영입 韓과 대조

“黨차원서 젊은 정치인 키워야”

39세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43) 프랑스 대통령부터 제바스티안 쿠르츠(34) 오스트리아 총리, 역대 세계 최연소 여성 정부 수반인 산나 마린(35) 핀란드 총리까지. 선진국에선 더 이상 ‘30대 지도자’가 이례적이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선거 때 갑자기 ‘낙하산’을 타고 내려꽂힌 게 아니라 이른 나이부터 청년 정치조직 등에서 정치 경력을 쌓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에서 세대교체론이 대두했지만, 전문가들은 ‘얼굴마담 찾기’식 청년 영입에 나설 게 아니라 청년들이 주류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정치판에 발을 들인 마크롱 대통령은 2년 뒤 36세의 젊은 나이로 경제 장관에 임명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초고속 대권 행보가 올랑드 전 대통령의 ‘파격 기용’ 덕택만은 아니다. 그가 프랑스 정치 거물을 대거 배출한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립행정학교(ENA)에서 수학하고 일찌감치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았던 것이 한몫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3일 “유럽에는 대학에 정당 조직이 있을 정도로 청년 정치인을 키울 수 있는 문화가 마련돼 있다”고 했다.

1986년생인 쿠르츠 총리는 현직 세계 최연소 정부 수반으로 꼽히지만 22세 때부터 정치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온 그야말로 ‘준비된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국민당 청년조직인 청년당 대표로 당선되자 대학까지 자퇴한 그는 빈 시의회 의원, 사회통합부 정무차관 등의 경험을 거치며 당을 이끌 새 인물로 거듭났다. 외교장관으로 발탁된 건 27세 때다. 강경 우파 성향을 띠면서도 깔끔한 외모, 격식 타파 등 젊은 감성을 지닌 그는 2017년 98.7%의 지지율로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극우 자유당의 부상으로 우파 대표 정당의 지위를 위협받던 국민당이 과감한 세대교체로 위기를 돌파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985년생으로 여성으로는 세계 최연소로 정부 수반에 오른 인물인 마린 총리 역시 20대 초반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탐페레 시의원에 선출돼 2013년 시의회 의장을 맡으면서 청년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2년 뒤 핀란드 의회 의원으로 입성한 그는 사민당 부주석(2017년), 교통통신부 장관(2019년) 등의 이력을 쌓으며 안티 린트만 대표와 접전 끝에 총리 후보자로 선출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 역시 39세에 보수당 당수로 선출됐다. 하지만 그 역시 22세 때부터 당에서 훈련받은 베테랑 정치인이었다.

결국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당에서 주도적으로 ‘청년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유럽은 청년부터 활동하지 않으면 당 총수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정치 훈련을 받으며 성장한다”며 “보수뿐 아니라 거대 정당에서 ‘낙하산 공천’ 관행을 개선하고 청년들이 활동할 공간을 키워줘야 한다”고 했다.

김현아·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