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수요·中손님 급감
대기업들 온라인 출시 러시
‘동대문式’ 구조 변화 불가피

패션업계에서는 도매시장의 기반이 와해되는 상황에서 패션 기업들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대거 선보이면서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19’ 시대에는 예전과 같지 않은 의류 도매 시장의 재편이 전망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출자제로 봄옷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중국에서 생산되는 완제품 및 원부자재의 국내 반입이 어려워지면서 온·오프라인 패션 업계가 큰 위기를 맞아 서울 동대문 의류 도매 시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 패션이 성장하면서 동대문 사입시장이 함께 규모를 키웠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크다. 한 동대문 패션타운 관계자는 “새벽까지 온라인쇼핑몰 손님과 중국인들로 바글바글했는데, 지금은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해 많은 상가가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단축했고, 그마저도 상인들이 버티지 않고 더 일찍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이 매출이 하락하는 오프라인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대형 패션 기업들이 앞다퉈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대형 브랜드는 도매가 아닌 자체 디자이너의 제품을 자체 생산, 유통하는 구조다.

LF는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를 최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 이에 앞서 신규 온라인 전용 브랜드 던스트를 내놨다. 신원은 젊은 세대를 겨냥해 ‘비키’에 보다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바꿨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컷’의 온라인 전용 라인을 내놓으면서, 가격은 기존 상품보다 최대 50% 낮췄다. 삼성물산 빈폴도 온라인 전용 라인 ‘그린 빈폴’의 2020 봄·여름 컬렉션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플랫폼도 재편되고 있다. 동대문 기반 중소 업체들의 패션 이커머스로 성장한 무신사도 최근 대형 패션 브랜드,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다퉈 입점하며 성격이 변모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의 글로벌 온라인 패션 경쟁력 확보 경쟁이 벌어지며 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현재의 동대문 방식의 온라인 자영업 구조는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