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당 경제공약 점검

여당의 親노동 기조 강화에도
제 1야당은 대안 제시도 못해
20대 국회에서 처리못한 법안
21대 총선 공약으로 다시 내놔

여야 정당들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4·15 총선)를 앞두고 내놓은 경제 분야 공약들이 재탕·삼탕은 기본이고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 이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내놓은 경제 분야 공약들도 20대 국회의 동어반복 수준이고, 비례대표 선거용 정당인 미래한국당 역시 통합당 공약에서 순서나 말만 바꾸는 데 그쳤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 알리미에 따르면 통합당의 10대 정책 중 경제 정책 공약은 △탈(脫)원전 정책을 비롯해 노동시장·규제 개혁(대한민국 경제 프레임 대전환 ‘희망경제’로) △법인세 인하를 통한 투자 활성화, 상속·증여세 개선, 부동산 보유세 경감(국민 부담 경감) △고가 주택 기준 조정(9억 원→12억 원), 대출 기준 완화, 재개발 포지티브 정책 전환,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 △최저임금제도 개편 및 유연근로제 확대, 벤처기업 활성화 등으로 요약된다.

위성정당인 한국당은 △문(文) 정부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비롯한 노동·규제 개혁(미래 ‘희망경제’ 살리기) △고가주택 기준 조정(9억 원→12억 원), 종합부동산세·주택담보대출 기준 완화 △상속·증여세 등 세 부담 경감, 준조세 폐지 △최저임금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 부가가치세법 개정(민생 경제는 살리고 국민 부담은 낮추고) △청년 일자리 창출, 벤처 육성 등을 내걸었다. 내놓은 경제 공약이 순서만 다를 뿐 대동소이하다. 희망경제, 국민 부담 경감 등 거의 같은 내용이 되풀이되고 있다.

양 당은 “형제 정당이어서 정책·공약이 같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판박이 공약은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잔뜩 얼어붙은 경제를 고려하면 급조·베끼기 공약은 함량 미달”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법인세 인하와 최저임금제도 개선, 상속·증여세 개선 등은 20대 국회에서 이미 법안을 내놓고도 처리하지 못한 내용이다.

재계 관계자는 “(통합당·한국당이) 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세제 부담 완화 등을 공약에 담았다”면서도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개입 문제, 기업 지배구조 관련 규제 개선 등 근본적으로 기업 살리기를 도모하는 내용은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 개혁도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 친(親)노동시장 정책에 대항해 노사 간 균형을 회복하는 내용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정치권에서 내놓은 공약들이 새로운 건 없고 기존 주장을 반복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서 “기업 투자 활성화 관점에서 세액 공제 외에 획기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는 내용을 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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