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본인이 고혈압, 당뇨 등으로 고생하거나 만성질환을 앓는 가족을 둔 경우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예방과 대응 수칙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복용 약이 떨어지면 병원을 바로 찾고 병원 감염 사태로 타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처방전을 잘 보관할 필요가 있다.

- 코로나 사태 속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 생활수칙

인슐린 등 규칙적으로 맞고
저염식으로 혈압 조절해야
천식환자는 손씻기 더 주의

함께 쓰는 리모컨·식기 등
사용뒤 바로 닦는 습관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 수가 1만 명에 달하면서 코로나19가 일상생활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이 일상화되고, 다중 이용시설 방문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일반적 수칙들은 이미 두 달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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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기저질환자에 대한 수칙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서는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자나 당뇨,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아산병원은 3일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기저질환자들이 가정 내에서 지켜야 할 수칙을 제시했다. 일반적인 예방수칙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기저질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주변의 조력이 필요하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정에서 수칙을 준수할 것을 권장했다. 김 교수는 암,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가 있는 경우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더 철저하게 실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가벼운 경우라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발열 등 증상의 변화가 관찰되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1339에 연락해 선별진료소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별진료소 이동 과정에서 가족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김 교수는 “가족 모두 손을 자주 씻고, 화장실, 샤워실, 주방, 책상, 문손잡이, 운동기구 등 가족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과 물건에 대해서는 소독을 철저히 하고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수칙을 지키는 과정에는 동거인들의 노력이 특히 중요하다. 직업이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외부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이 감염돼 가정에서 2차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지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유학생 자녀를 둔 한 의사 부부가 집 안에 비닐로 된 벽을 만들어 철저한 격리를 하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극단적인 격리는 아니라도 서로 공유하는 물건이 많은 가정에선 일상적으로 공유하기 쉬운 TV 리모컨이나 식기, 타올 등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용하는 물품을 구분해 표시를 해 둔다거나, 공용물품을 사용한 뒤 바로바로 닦아 놓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기저질환인 천식, 당뇨, 고혈압은 만성질환에 해당한다. 이 경우 주기적 검진이나 치료약을 지급 받기 위해 병원을 자주 방문하기 때문에 감염에 더 많이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질환자들이 병원 방문 시 질환별로 주의할 상황을 설명했다. 손 교수는 “우선 호흡기질환자들은 바이러스 유행 시기 외출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하게 방문 시에는 손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증상이 발현됐다가 호전될 시에도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를 받으며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고혈압 환자들과 같이 주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약 복용시간, 인슐린 주사 맞는 시간, 식사시간 등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시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던 환자들은 짧은 기간 인슐린 투약 등을 소홀히 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나 ‘고삼투압성 혼수’와 같은 합병증을 앓게 될 수도 있다. 고혈압 환자들도 코로나19로 병원들이 평시와 달리 긴급하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위급 상황을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 혈압조절과 혈관 합병증의 위험 감소를 위해 저염식 등 식이요법을 꾸준히 이행해야 하며, 적당한 운동, 체중조절, 금연, 금주, 스트레스 해소 등이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동맥경화증의 위험요소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꼭 실천해야 한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