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목 타는 이해찬 대표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겸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사이, 이해찬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김선규 기자

- 민주당 ‘총선 폭주’ 3題

연동형비례제 취지 완전 훼손
극단적인 양극 정치로 치달아

5%P 승부 수도권 악영향 전망
비례대표 앞순위 배분 등 놓고
참여 세력들간 충돌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진보 진영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면서 선거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민주당은 연합정당 참여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가져갈 비례대표 의석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당 안팎의 거세 비판 속에 민주당이 기형적인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지역구 의석에서 상당한 손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세력들 간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두고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진영 대결 구도가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통합당 간의 사실상 1 대 1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진보 진영 연합정당과 미래한국당이 3분의 2 정도를 가져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우리 당이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가는 것보다 제도를 악용한 미래한국당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의석을 가져가는 것이 더 문제였다”며 “연합정당이 되면 의석의 공정한 배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구도가 양당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 취지는 완전히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기회를 열어주겠다던 선거제 개혁의 취지와 목표가 다 무너졌다”며 “양당의 독과점 체제가 더 강화되고, 극단적인 양극 정치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우한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하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킨 민주당이 국민에 대한 약속을 꼼수를 통해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의도한 대로 선거가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했던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연합정당 참여 결정이) 5%포인트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수도권 선거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들이 만든 선거제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중도층 민심이 이반하고, 지역구에서 의석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 속에 연합정당이 매끄럽게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장 연합 플랫폼을 자처하는 정치개혁연합, ‘시민을 위하여’와 정봉주 전 의원이 만든 열린민주당 간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후보를 후순위에 배치하겠다고 했지만, 앞 순위에 넣은 후보를 두고 참여 세력 간 의견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채·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