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제한 대신 증상 검사 그쳐

문재인 정부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으로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특별입국절차’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난 2월 특별입국절차 시행 이후 입국한 10만여 명 중 격리된 인원은 단 2명, 입국 거부자도 단 1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이 정설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특별입국절차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오는 15일 0시부터 중국(마카오·홍콩 포함)·일본·이탈리아·이란 등 기존 특별입국절차 대상 국가에 독일·프랑스·스페인·영국·네덜란드 등 5개국을 추가하기로 했다. 감염이 심각한 국가를 겨냥한 입국 제한 대신, 한국 입국자에 대한 발열체크와 건강 상태 질문, 자가 진단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해외 감염원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특별입국절차는 봉쇄·차단보다는 ‘투명·개방·민주’라는 3원칙에 기반한 ‘코리아모델’의 핵심 제도다.

하지만 특별입국절차만으로는 해외에서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입국 시 공항에서 받는 발열체크와 호흡기 증상 검사만으로는 무증상 감염자를 걸러낼 수 없고, 입국 이후 건강상태 보고 등도 입국자의 자발적 참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교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월 4일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한 이후 입국 과정에서 격리된 인원은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한국에 입국제한·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126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중국(133개국)을 곧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손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