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체 도발’ 배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의 방사탄 발사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시었다”며 직접 사격 개시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는 600㎜ 구경 초대형 방사포로 분석했다. 북한의 이번 초대형 방사포 도발은 성능 개량과 함께 내부의 결속을 꾀하는 목적도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3일 만에 타격훈련 현지지도를 감행하며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는 가운데 내부 방역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인민군 내부의 대비태세 및 결속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된 상황에서 연합부대 간 합동타격훈련 등 계획된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3·1절 기념사에서 ‘코로나19 등 보건 분야 공동 협력’을 제안한 바로 다음 날 도발을 감행한 것은 정부의 교류협력 메시지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훈련을 통해 방사포 연발 사격 시간을 기존 30초에서 20초로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매달 1번씩 4차례에 걸쳐 초대형 방사포 실험을 했는데, 연발 사격 시간은 1차 17분, 2차 19분, 3차 3분이었다. 북한은 한국군의 탐지·요격 대비 시간을 무력화하기 위해 연발 사격 시간 단축을 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노동신문에 공개된 방사포 표적 사진에는 광범위한 포연이 발생했는데, 이는 북한이 확산탄을 사용한 단서로 추정된다. 확산탄은 목표물 인접 상공에서 자탄이 뿌려지며 광범위한 폭발을 일으킨다. 북한이 방사포의 기폭 장치 기술 또한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미국은 기존의 대북제재를 이어갔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일(현지시간) 북한 해킹그룹 ‘라자루스’와 연관된 중국 국적자 2명을 제재대상에 포함시키며 “이들은 북한의 지원을 받는 사이버 그룹인 라자루스 그룹과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